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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궁극의 생존자’ 트럼프 vs 사퇴압박 ‘진퇴양난’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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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상 딛고 전당대회 참여

강한 모습 각인, 대세론 굳어져

“바이든 재선 가능성 사실상 없어”

헤럴드경제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피신하던 중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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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피격 직후 주먹을 치켜들며 강한 모습을 지지자들에게 각인하면서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첫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노출하며 참패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대조를 이루면서 바이든 위기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부터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공화당이 ‘트럼프 정당’으로 변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생명을 잃을 위기를 극적으로 돌파한 서사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전대는 ‘트럼프 대관식’을 방불케 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사이에선 그를 ‘궁극의 생존자’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동안 사법리스크 등 정치 생명을 위협하는 수많은 고난을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자들은 그를 이미 ‘정치적 순교자’)로 보고 있다.

공화당은 이번 사건을 지지 결집 기회로 몰아가고 있다. 플로리다주 공화당 상원의원이자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후보로 유력시되고 있는 마르코 루비오는 “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호했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인 버니 모레노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미국의 전설’이라고 치켜세웠다. 키스 켈로그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총장은 “그는 이미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았다”며 “그가 피를 흘리는 와중에도 일어서서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을 취했을 때 그의 인품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사건 이후 지지자들에게 “절대 항복하자 마라(never surrender)”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정책분석그룹 시그넘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롭 케이시는 FT에 “이번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활력을 부각하고 지지층에 동기를 부여하며 동정심을 끌어냄으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지지를 강화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직 공화당 선거 전략가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평가로 알려진 스티브 슈밋은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암살 시도의 정치적 결과는 엄청날 것”이라며 “총격을 맞은 후 루스벨트처럼 강인하게 대응한 점에서 트럼프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겪어온 각종 사법 리스크에도 살아남은 것과 더해 그가 ‘생존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수사에 대해 정치적 박해나 마녀사냥으로 비판해온 주장이 지지층에게 더욱 설득력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FT는 “그들의 눈에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2년 동안 (자신에게 적용된) 수 십 개 범죄 혐의와 맞서 싸운 정치적 피박해자”라며 “암살 시도를 극복한 것 때문에 공화당과 마가(MAGA·트럼피즘 열성 지지층) 진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화하고 존경하는 새로운 표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15일부터 시작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이 같은 결집 효과는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사건 이후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어제 있었던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저는 위스콘신 방문과 공화당 전당대회 일정을 이틀 연기하려고 했지만 ‘총격범’ 또는 암살 용의자가 일정표나 다른 어떤 것도 바꾸도록 강요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번 총격 사건 이후 그가 미국인들을 위해 총알을 받았다며 그를 둘러싼 정치적 공격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사법리스크에 대해 비난을 쏟던 공화당 내에서도 이번 총격 사건 이후 몇시간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총격 사건으로 그동안 트럼프 측을 비방해오던 전략을 선회해야 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트럼프를 과녁의 중심에 넣자(put Trump in a bullseye)”고 했던 발언이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꼬투리를 잡히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가도에 의구심을 품은 주요 고액 기부자들을 화상으로 불러 놓고 “내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고 그게 내가 해야할 일”이라며 “이제 토론 얘기는 그만하고 트럼프를 과녁에 넣자”고 말해 트럼프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자는 뜻을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이번 총격 사태가 ‘트럼프를 강한 언어로 비난해온 바이든이 조장한 정치 폭력’으로 빚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화당 전략가인 데이브 카니는 “이번 총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반과 더불어 유권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바이든 캠페인의 대선에세 무릎을 꿇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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