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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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은 작지만 무대 위 그의 모습엔 위엄이 넘쳐흐른다.”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성악가 연광철(59)에서 보낸 찬사다. 그는 바그너 성지로 통하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만 150회 이상 출연하고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세계적인 베이스다.
연광철이 오는 26일 예술의전당 ‘보컬 마스터 시리즈’ 두 번째 주자로 무대에 선다. 지휘자 홍석원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베이스 아리아의 웅장함과 매력을 전할 예정이다. 이날 공연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1부에선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과 베르디 ‘시몬 보카네그라’ ‘돈 카를로’ 속 아리아를 들려준다면 2부는 바그너로 채운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트리스탄과 이졸데’ 그리고 ‘파르지팔’ 속 아리아를 부른다.
연광철은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밝고 유쾌한 노래를 할지 제가 해외무대서 주로 부르는 아리아를 할지 고민하다 제가 무대서 살아가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모차르트는 음악의 기본이고, 그중 ‘피가로의 결혼’은 젊은 시절 자주 불렀는데, 이 노래를 통해 그때 그 시절의 나를 불러내고 싶었다.”
베르디와 바그너의 곡은 연광철의 음악적 자부심을 대변한다. “특히 마지막 곡 ‘파르지팔’ 중 ‘그렇지 않다는 게 보이지 않니?’는 베이스 가수라면 꼭 불러야 하는 곡"이라며 "독일은 바그너의 예술성을 높이 사지만 국내에선 바그너 오페라를 접할 기회가 드물어 자칫 지루해 할까 봐 우려됐다. 하지만 독일 문화에 맥주나 소시지뿐 아니라 오페라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베이스 연광철이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보컬 마스터 시리즈 II 베이스 연광철' 라운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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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가수에 대한 편견을 오로지 음악적 힘으로 극복한 노래라는 점도 특별하다. 연광철은 “외국인들이 동양가수를 자신들의 역사에 나오는 왕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며 “‘돈 카를로’ 속 필립왕뿐 아니라 다른 작품 역시 마찬가지다. 동양왕이 왜 여기에 와있냐는 둥 비아냥거릴 때가 있는데, 그걸 해결할 방법은 노래와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제 키가 169m이다. 한 관객이 키가 되게 큰 줄 알았다고 말했는데 청각이 시각을 지배했다고 본다. 발음 역시 눈을 감고 들으면 독일 사람이 노래하는 것처럼 접근했다”며 그가 얼마나 치열한 노력 끝에 지금의 자리에 있는지를 내비쳤다.
연광철은 “한번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돈 카를로’를 공연했는데 당시 내가 맡은 필립왕의 아들 돈 카를로 배역으로 이용훈을 캐스팅했다.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웃었다. 동양인 왕의 아들 역할로 흑인이나 백인 가수는 어울리지 않다고 본 것일 텐데 한편으론 한국의 두 성악가가 나란히 주역을 맡았으니, 자부심을 느낄 일이다.
이번 공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단연 연광철의 목소리로 접하는 바그너 아리아일 것이다. 그에게 바그너 오페라의 매력을 묻자 “어디로 갈지 모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속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마지막 가사 ‘빈체로’를 향해 나아간다면 ‘파르지팔’ 속 아리아는 많은 이야기와 주제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 음악을 함께 느끼고 같이 즐겨야 한다”고 답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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