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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진퇴양난’ 바이든, 연설일정 취소하고 네거티브 공세도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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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피격 후폭풍 최소화 안간힘

이틀새 3차례 폭력규탄 대국민담화

선거전략 타격… TV광고도 중단

일부선 “노쇠한 이미지 되레 부각”

동아일보

‘트럼프 암살시도’ 관련 보고 받는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다섯 번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에서 네 번째)이 14일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전날 일어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에 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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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궁지에 몰린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가해진 초유의 정치 폭력으로 정적(政敵)을 거칠게 공격했던 ‘네거티브(negative) 공세’ 위주의 대선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과거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유죄 평결을 받은 중범죄자’라고 공격했다간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사람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는 식의 거센 후폭풍을 각오해야 한다.

특히 암살 시도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를 흘리면서도 강인한 모습을 과시하자 그렇지 않아도 인지기능 저하설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쇠한 이미지가 더욱 부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싫든 좋은 당분간 바이든 대선 캠프가 정책 공약에 초점을 맞추는 ‘로키(low-key)’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 ‘네거티브’ 어려워진 바이든, 통합 강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집권 전 성추문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범죄자”라고 몰아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덕적으로 부적합한 대선 후보이며 그의 재집권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던 만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강한 비난은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캠프가 암살 시도 당일인 13일 TV와 온라인에 게재했던 정치 광고를 중단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13, 14일 양일간 총 세 차례 대국민 연설에 나서 정치 폭력을 규탄했다. 그는 특히 캄보디아의 공산 정권 크메르루주가 대학살을 자행했던 ‘킬링 필드(killing field)’를 거론하며 “정치가 킬링필드가 되면 안 된다. 미 헌법은 극단주의와 분노가 아니라 품위와 품격의 미국을 표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합(unity)은 가장 이루기 어려운 가치이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한 주요 일정을 취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텍사스주 출신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 시절 제정됐던 ‘민권법 60주년’을 기념해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 오스틴의 존슨 기념도서관을 찾으려던 일정을 취소했다.

해리스 부통령 또한 1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저 마러라고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잡혀 있던 유세 일정을 연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되는 와중에 대표 ‘보수 텃밭’을 공략하려던 시도가 무위로 돌아간 셈이다.

● 바이든, NBC 인터뷰서 ‘사퇴 거부’ 강조할 듯

이를 감안할 때 바이든 캠프는 당분간 정책 공약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집권 민주당 성향의 여론조사 전문가 마이크 럭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경제 정책, 낙태권 등의 의제에 집중하되 ‘트럼프는 위험한 인물’이라는 식의 비판은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바이든 캠프 관계자 또한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우리의 긍정적인 미래 비전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NBC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후 첫 언론 인터뷰에 나선다. 집권 내내 주요 언론과의 일대일 인터뷰에 거의 응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27일 1차 TV토론 참패 후 언론과의 접촉을 부쩍 늘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10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전능하신 하느님만이 나에게 대선 하차를 명할 수 있다”며 후보 사퇴를 강하게 거부했다. 유명 앵커 레스터 홀트가 진행하며 약 15분으로 예상되는 이번 NBC 인터뷰에서도 대선 완주 의사, 국민 통합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전체 영상은 미 동부시간 15일 오후 9시(한국 시간 16일 오전 10시) 공개된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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