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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2 (목)

챗GPT가 쏘아올린 돈방석…엔비디아보다 더 뛴 '노잼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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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수퍼사이클 맞은 에너지·유틸리티



■ 경제+

챗GPT와 엔비디아가 쏘아 올린 인공지능(AI)의 시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분야는 전기·수도·통신 같은 ‘유틸리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서 지난해 대비 올해 성장률이 가장 높은 섹터 1위가 유틸리티(33%), 2위는 에너지(17%)였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AI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구글 검색 한 번에 사용하는 전력은 0.3Wh(와트시)지만, 챗GPT는 무려 2.9Wh를 쓴다. 데이터센터의 탐욕스러운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전기를 만들고 실어 나르는 유틸리티·에너지 산업의 동반 성장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노잼’ 주식으로 취급받던 유틸리티 종목을 앞다퉈 바구니에 담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데이터센터와 관련 에너지 종목을 담은 ‘파워 업 아메리카’와, 장비 관련주를 담은 ‘데이터센터 장비’ 투자 리스트를 공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 또한 AI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유틸리티 추천 종목을 선별해 제시하고 있다. 머니랩이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주목하는 AI 데이터센터 관련 대표 기업 목록을 소개한다.

미국의 전력과 유틸리티 산업이 수퍼 사이클에 들어섰다고 보는 근거는 AI뿐만이 아니다.

중앙일보

박경민 기자


우선 미국의 전력 수요는 지난 20년간 정체돼 있었다. 2000~2020년까지 전력 수요는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가 확산하면서 업계에선 향후 20년간 전력 수요가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미국의 대형 변압기는 1950~70년대 설치된 뒤 거의 건드리지 않아 교체 시기가 임박했다. 여기에 AI 붐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하면서 신규 인프라 설치도 급증할 전망이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온쇼어링(On-Shoring)도 변수다. 과거엔 미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기지를 외국으로 보내는 ‘오프쇼어링’이 대세였다. 하지만 중국과의 갈등, 코로나19 등으로 공급망 위기를 겪으면서 미국 정부는 제조시설을 미국에 두는 ‘온쇼어링’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 내 전력 수요가 더 늘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미국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33%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터센터에는 시설을 지을 부동산부터 전력 공급용 장비,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이 필요하다. 골드만삭스의 ‘데이터센터 장비’ 투자 바구니(investment basket)는 이런 기업을 망라했다. 반도체 기업을 제외하고 가장 비중이 높은 유틸리티, 부동산 기업을 소개한다.

데이터센터 장비·부동산 관련 기업

버티브 홀딩스(Vertiv Holdings·VRT)=버티브는 배전 설비 기업이지만, AI 수혜주로 주목받는 이유는 ‘액체 냉각 시스템’의 선도적 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엔비디아 주가는 3배 올랐는데, 같은 기간 버티브는 3.8배 뛰었다. 주가수익비율(PER) 37배로 유틸리티 업종에선 비싼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갈 길이 더 많이 남았다는 데 주목한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 서버 발열 제어라는 독특한 사업 모델을 가진 기업은 없고, 2028년까지 매년 10%씩 성장하겠다는 버티브 측 계획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이튼 코퍼레이션(Eaton Corp·ETN)=이튼은 백업 전력 장치, 회로 차단기, 배전 설비, 분전반 등 지능형 전력망(스마트그리드)에 필수적 장치를 만드는 회사다. 올해 1분기엔 전년 대비 3.4%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미 지난 1년간 주가가 1.6배 올랐다. 이튼은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향후 실적 목표치를 높이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소유한다-리츠

리츠(REITs)는 투자자의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배분한다. 기초자산인 부동산의 가치가 곧 리츠의 가치다. 고금리 환경에서 리츠 수익률은 떨어졌지만, AI붐과 함께 데이터센터 전문 리츠가 빛을 보고 있다.

중앙일보

김경진 기자


에퀴닉스(Equinix·EQIX)=260여 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글로벌 1위 데이터센터 임대사업자다. 에퀴닉스는 2023년에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96%를 달성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준수하려는 테크기업들의 요구 수준을 일찌감치 맞춘 강점이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50여 개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개발 중인데 이후에는 (데이터센터) 규모(용량)가 2배로 늘어난다”고 했다.

디지털리얼티 트러스트(Digital Realty Trust·DLR)=매출 규모로는 에퀴닉스에 이어 2위, 데이터 용량으로는 1위다. 28개국에 300여 개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다. 제프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DLR을 톱픽으로 꼽았다. 도매 및 하이퍼스케일(10만 대 이상 초대규모 서버)에서 더 강점이 있고 최근 2년간 임대료를 80% 이상 인상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위한 전력 공급 기업

AI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전기다. 미국 전력기업들은 가동을 멈춘 원자력발전소 재가동까지 고려하고 있다.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던 재생에너지 업계도 들썩인다. 다음은 골드만삭스의 데이터센터 관련 에너지 투자 바스켓인 ‘파워업 아메리카’ 핵심 종목들이다.

컨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CEG)=전력 생산·판매 기업으로, 미국 내 전력기업 중 원자력 발전설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원자력이 차지하는 발전 비중(67%)도 경쟁사 대비 가장 높다. 최근 미국 정부가 다시 원자력에 힘을 실으면서 이 기업이 수혜를 입을 거란 예상도 나온다. 특히 CEG는 주 정부와 계약해 요금 규제를 받는 전력업체가 아니라 고객에 따라 요금을 책정하는 ‘비규제 독립 전력생산업체(IPP)’다. 업계에선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수록 IPP의 수익성이 높아질 거란 예상이 나온다.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 ·NEE)=NEE는 시가총액 1500억 달러(약 208조원)의 미국 최대 전력기업이다. 발전 비중으로는 천연가스(45.2%)가 가장 높지만, 풍력(25.8%)과 태양열(6.5%) 등 재생에너지 부문의 규모도 미국 최대다. 재생에너지 수주가 늘면서 매출도 늘고 있다.

콴타서비스(Quanta Services·PWR)=전력 인프라 건설 분야의 최대 기업이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송전소, 변전소나 송전탑, 송전선 설치와 수리, 유지 등을 종합 제공할 수 있다. 노후 시설 교체부터 신규 시설 건설, 유지·보수까지 모든 공사를 수주할 수 있는 PWR 주가는 지난 1년간 46%나 뛰었다.

GE버노바(GE Vernova)=제너럴일렉트릭(GE)이 3개로 쪼개지면서 전력 부문 회사인 GE버노바(Vernova)가 올해 4월 뉴욕거래소에 상장했다. 가스, 풍력발전 터빈과 변압기 등 에너지 장비가 주력 사업이다. 예를 들어 풍력발전소의 커다란 풍차 날개(블레이드)의 경우, 세계 사용량의 5분의 1이 이 회사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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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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