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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바이든, 자제했던 트럼프공격·유세 재개…피격국면 돌파구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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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총격 선동' 비판에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하나" 반박

경합주 네바다 유세 재개하며 흑인·라틴계 지지 기반 회복 총력

연합뉴스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더 불리해진 대선 국면을 전환하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해 지지층을 결집한다는 구상이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해 당사자가 된 정치 폭력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렇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도가 총격 사건을 계기로 탄력을 받고 민주당 안팎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을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런 고민 때문인지 바이든 대통령은 총격이 발생한 후 이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방영된 NBC 뉴스 인터뷰에서 총격 사건 직후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나는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겠다고 말한 남자가 아니다. 선거 결과(2020년 대선 패배)에 승복하기를 거부한 남자도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민주주의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가? (전직) 대통령이 그가 하는 것과 같은 말들을 하는데"라면서 "누군가를 선동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수위를 조절하기는 했지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무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각을 지적하며 앞으로도 비판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바이든 캠프는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로 선출된 J.D. 밴스 상원의원에 대해서도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마가(MAGA) 의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면 법을 어기더라도 안간힘을 쓸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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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뒤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총격 사건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사회에 통합을 주문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TV 광고를 중단하는 등 '트럼프 비난'에 초점을 맞춘 그간의 선거 전략을 조정하는 듯했다.

민주당의 한 고위급 고문은 총격 사건 이튿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인신 공격을 하기보다 정책을 차별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선거 전략을 조정하는 논의에 착수했다고 CNN에 밝히기도 했다.

공화당이 '트럼프를 과녁 중앙에 놓아야 할 때' 발언 등 그간 바이든 대통령의 트럼프 비난이 총격 테러를 부추겼다고 공격하는 상황에서 트집 잡힐만한 여지를 주지 않으려 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랬던 바이든 대통령이 이처럼 총격 사건 이틀 만에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 비판 기조로 돌아선 것은 그만큼 현재 상황이 어렵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갈수록 커지던 민주당 안팎의 사퇴 요구 목소리가 총격 사건의 충격 이후 잦아들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로 남아서는 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는 더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언론은 총격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과 그가 보여준 굳센 모습에 감명받은 지지자들의 결집으로 그와 바이든 대통령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런 기대 때문에 공화당은 기세등등하지만, 민주당에는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일각의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대통령의 방어적인 인터뷰는 첫 TV 토론과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이후 위태로워진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총격 사건 때문에 이날 예정된 텍사스 방문을 취소한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 중 하나인 네바다주 방문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하기로 하는 등유세도 재개했다.

그는 오는 16일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행사에서 연설하고, 17일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라틴계 미국인 행사에 참석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행사에서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의 환심을 최대한 얻으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

흑인과 라틴계는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한 핵심 지지층이지만, 이들의 지지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스티븐 호스퍼드 하원의원(네바다)과 경제 포럼에도 참석하는데 하원의 흑인 의원 모임 의장인 호스퍼드 의원은 지난 9일 사퇴 압박을 받는 바이든 대통령을 위해 지지 성명을 낸 바 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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