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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고령 논란 바이든과 차별화···'젊은보수 2인자'로 대세론 굳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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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닝메이트에 밴스

MZ 유권자 겨냥 세대교체 시동

쇠락한 미국의 부활 어젠다 공유

우크라 지원 반대·보호 무역 등

정책기조 판박이 후계자 급부상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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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자신의 부통령 후보로 ‘백인 흙수저’ 출신의 J D 밴스 상원의원을 선택한 것은 올해 대선을 좌우할 경합주와 젊은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는 동시에 후계 구도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

총기 피격 사건 이후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빼닮은 ‘강경 보수’ 2인자를 선택하면서 외연 확장보다는 지지층 다지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날 귀에 거즈를 붙이고 공화당원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전당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밴스 전 의원과 나란히 앉아 ‘트럼프 2기’를 끌고갈 새 팀워크를 과시했다.

밴스 의원은 이른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 지대)로 불리는 오하이오에서 태어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변호사와 실리콘밸리 벤처기업가를 거쳐 상원의원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가난한 백인의 성공 신화’라는 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해온 ‘쇠락한 미국의 부활’ 어젠다와 여러모로 일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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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 의원은 2016년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던 ‘합리적 보수’ 인사로 평가됐으나 이후 입장을 180도 바꿔 친트럼프 충성파로 변신했고 이에 힘입어 상원의원까지 당선됐다. 남다른 이력을 갖춘 밴스 의원은 올해 대선의 최대 경합주인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의 ‘돌격 대장’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지역에는 2016년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성난 백인 블루칼라(생산직 노동자)’들이 밀집해 있다.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선택이 대선뿐 아니라 경합주에서의 상원 선거까지 염두에 둔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밴스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발표하면서 “J D는 이제 캠페인 기간 동안 자신이 훌륭하게 싸웠던 사람들,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오하이오·미네소타 및 그 너머의 미국 노동자와 농부들에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 39세에 불과한 밴스 의원의 젊은 나이 역시 트럼프 캠프가 조 바이든 대통령 측과의 차별을 꾀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힌다. 올해 대선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고령 문제’가 민감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와 40년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나는 밴스는 주요 정당의 후보로 뽑힌 최초의 밀레니얼 세대라는 점에서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도 “트럼프의 밴스 낙점은 잠재적으로 공화당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또 밴스 의원의 부인이 예일대 로스쿨 재학 당시 만난 인도계라는 점도 유색인종 표심 공략에 일정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리콘밸리 인맥이 두터운 밴스 의원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자금 모금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점도 인선의 주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을 공화당의 후계 구도 역시 부통령 후보 선임과 함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 해도 4년 임기 후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공화당 입장에서는 2028년 대선에 후보로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을 부통령으로 찾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후계자로 밴스 의원을 낙점한 것이다.

밴스 의원은 정책 기조 측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판박이에 가깝다. 그는 미국의 일자리를 최우선시하는 ‘경제적 포퓰리스트’로 불리며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불법 이민을 전면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교안보 측면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우크라이나 지원안을 몸을 던져 막는가 하면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 문제를 하마스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미 금융 서비스 회사 BTIG의 아이작 볼탄스키 정책이사는 “밴스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을 진정으로 믿는 사람”이라면서 “그의 보호주의적 입장이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과 같은 경합주에서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밴스 의원은 이날 미국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국은 우리나라(미국) 최대의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줄곧 미국 대선이 중국을 구실로 삼는 것에 반대해왔다”며 직격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여러모로 흡사한 2인자를 낙점하면서 공화당의 확장성이 떨어지고 이는 역으로 민주당의 결집력이 강화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 발표 직후 “밴스는 노동자 계층에 대해 얘기하지만 그와 트럼프는 중산층 가정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더 많은 부자 감세를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나는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둘 생각이 없다. 나와 함께 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캠프는 “마이크 펜스처럼 배신하지 않을 충성파를 뽑은 것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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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시작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면서 2016년, 2020년에 이어 세 번째 대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차기 정부 국정 비전 등을 밝힐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백악관으로의 복귀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 보인다”고 논평했다.

밀워키(위스콘신)=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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