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일(대통령직)을 하는 법을 알고 있다."

후보 사퇴 압박을 받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첫 공개 유세 자리에서 "모든 것을 걸었다(I'm all in)"고 말하며 대권 강행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현재 민주당 지도부는 잇단 사퇴론에도 불구하고 이달 중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조기 지명하는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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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행사에서 이같이 연설에 나섰다.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사흘 만에 처음으로 공개 유세를 재개한 것이다.

먼저 자신을 'NAACP'의 종신회원이라고 소개하며 입을 뗀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것을 다 걸었다"며 자신을 둘러싼 사퇴 압박을 일축했다. 그는 고령 및 인지력 저하 논란에 대해서도 "나는 진실을 말하는 법을 알고 있다. 옳고 그름을 알고 있다. 이 일을 하는 법을 알고 있다"면서 대통령직 수행에 있어 충분한 능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친구를 원한다면 개를 키우라'라는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한 뒤 "지난 몇 주간,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다"고 당내 사퇴 여론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지혜가 조금은 생기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대선 주자로 지명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도 재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총격 사건을 계기로 정치적 분열이 과열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폭력과 관련한 정치의 온도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 진실을 말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NAACP가 대표하는 "모든 것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라틴계 등 유색인종들의 표심을 재결집하고자 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흑인을 위한 '오바마 케어'를 중단하고 부자 감세를 추구했다"며 "대기업을 위한 트럼프 감세 정책과 달리 나는 억만장자 1000명이 부유세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NAACP에 이어 다음날에는 미국 최대 라틴계 커뮤니티인 우니도스US 콘퍼런스에서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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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후보 사퇴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이달 내 후보 지명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를 인용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지도부가 오는 19일 관련 회의를 개최하고 22일부터 일주일간 후보 지명을 위한 화상 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자진 사퇴할 확률은 더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러한 계획이 알려지며 민주당 내 반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이 입수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서한 초한에는 "불필요하고 전례 없다"면서 "최악의 시기에 민주당의 사기, 단결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던 재러드 허프먼 하원의원은 "(지도부가) 논쟁을 억누르고 최고 수준의 권력을 행사해 강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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