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신천동에서 17일 오전 발생한 사고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심하게 부서져 있다. 대구소방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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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에서 음주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행인 등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 탑승자들이 서로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대구 동부경찰서·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6분쯤 동구 신천동 신천교 방향 3차로 도로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도를 덮쳐 상가와 가로등, 가로수 등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A씨(25)와 파편을 맞은 행인 1명(60대)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119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또 다른 동승자 B군(17)은 사고 후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은 즉각 추적에 나서 이날 오전 8시50분쯤 대구 서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B군을 붙잡았다.

경찰이 음주측정을 한 결과 A씨는 면허취소, B군은 면허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둘은 무면허였으며 차량은 A씨 명의로 등록돼 있었다. 형사처벌이 가능한 연령은 만 14세 이상이다.

한편 경찰은 A씨와 B군 중 ‘누가 운전대를 잡았는지’를 두고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차량 탑승자 모두 자신은 운전하지 않았다고 발뺌하고 있다”면서 “어느 정도 치료가 이뤄지고 정상적인 진술이 가능한 상태가 될 때쯤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사고가 발생한 뒤 A씨는 차량 뒷좌석에서 발견됐으며, B군은 조수석 문을 열고 현장을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와 B군의 관계와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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