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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9 (목)

여당 일부 '핵무장'주장에 미 국방부 "한국, 국제 왕따 될 것"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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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여당 일부에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이 나오는 가운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정부가 핵무장을 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한국이 핵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경우 국제적 '왕따'가 될 것이라는 직접적 경고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조태열 장관은 핵 무장에 대해 정부가 반대하냐는 김형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질문에 대해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며 "정부는 핵무장 입장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국민의힘 김기현, 인요한 의원은 자체적인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핵 개발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자적 핵 개발이 필요하다는 응다이 73%로 나타났다"고 말했고 인 의원은 "북한이 핵을 보유했기 때문에 우리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자체 핵무장에 대해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와 충돌 문제, 경제비용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는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정책 옵션"이라고 말했다.

여당 일각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은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할 경우 국제적인 '왕따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17일 <미국의소리>와 인터뷰를 가진 비핀 나랑 미 국방부 우주정책차관보는 통일연구원 조사 결과 한국 국민의 70%가 핵무기를 원하며, 한국 여당의 중진 의원들도 핵개발을 주장하고 이는데 이러한 핵무장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에게 정확한 질문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제대로 된 질문은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다. '핵무기 추구가 NPT위반이고 아마도 제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나오는 모든 놀라운 수출품들, 자동차, 삼성 휴대폰, 전 세계가 감탄하는 그런 것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인데도 핵개발을 지지하겠느냐'고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랑 차관보는 "핵무기 추구의 결과를 알게 되면 이에 대한 지지도는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비확산 의무를 이행하고 미국으로부터 확장억제를 보장받는 것이 한국의 안보에 최선이라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핵개발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동안 한국은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일 것이며 본질적으로 NPT를 위반하는 국제적 '왕따 국가'(pariah)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랑 차관보는 "한국의 안보와 미한 공동 안보는 한국의 독자적인 핵무기 추구가 아니라 우리의 확장억제 관계를 통해 가장 잘 달성될 수 있다고 미국 정부와 미국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1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계기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전시와 평시를 막론하고 미국의 핵 자산에 한반도 임무를 특별 배정한다"고 밝혔는데, 특정 핵전략잠수함(SSBN)이 한반도만 감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나랑 차관보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데,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핵 공격이나 전략적 공격이 있을 경우 모든 우발상황에서 핵전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약속하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체계에서는 특정 임무나 목표에 특정 무기를 배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해 윤 대통령과 다른 인식을 보여줬다.

나랑 차관보는 "핵 공격 또는 한국에 대한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는 전략적 공격이 발생할 경우 한국을 방어할 수 있는 전력을 항상 확보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라며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유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며, 이것이 실제로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프레시안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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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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