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22일부터 화상 호명 투표
대선경쟁력 우려 속 계획대로 진행
대의원 과반 확보… 공식 지명 수순
바이든, 사흘 만에 트럼프 공세 재개
총기 규제 소극적인 공화당 비판도
보수 우위 연방 대법원 개혁도 준비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지도부는 다음달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 전에 화상으로 대의원 호명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DNC 규칙위원회가 19일 화상으로 회의를 개최하면 화상 호명투표 절차가 실질적으로 시작되며 4000여명의 민주당 대의원이 이르면 22일부터 약 일주일간 투표를 진행해 이미 경선 과정을 통해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한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6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한 식료품점에서 그를 반기는 지지자 가족을 만나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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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C는 후보 등록이 8월7일 마감되는 오하이오주의 투표용지에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이 들어가도록 그 전에 화상으로 대의원 호명투표를 하고 전당대회는 원래 날짜인 8월19일 진행하기로 지난 5월에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에서 참패한 뒤 후보 교체에 대한 요구가 당 안팎에서 분출돼 DNC가 계획대로 화상 선출을 강행할지 관심이 쏠렸다. 화상 선출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일각의 요구대로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유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하원 민주당 의원들은 현재도 후보 선출 방식을 변경해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대통령 외의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안에 대해 지지를 확보하는 중이다. NYT는 대의원 180여명으로 구성된 민주당 규칙위원회의 위원 다수가 바이든 대통령과 깊은 관계가 있으며 그에 대한 충성심을 검증받은 이들이라 화상 선출이 중대한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은 작다고 관측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사흘 만에 공개 유세를 재개하며 후보 교체 여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행사에서 연설하며 “내 이름은 조 바이든이다. 나는 다 걸었다(I’m all in)”라고 전의를 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창립 115주년 총회에서 연설 도중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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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이후 피했던 정치 공세도 재개했다. 그는 “불과 며칠 전에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가 있었다. 우리 정치는 지나치게 과열됐으며 모두는 열기를 낮출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정치의 열기를 낮추라는 것이 진실에 대해 말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자 감세 정책, 총기 규제에 소극적인 공화당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보수 절대우위 구조로 고착화된 연방 대법원에 대한 개혁도 준비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법을 지키는 한 계속 재임할 수 있다’라는 규정 아래 사실상 종신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대법관직에 임기제를 도입하고,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의 부패 스캔들 등을 통해 필요성이 커진 윤리규정을 제정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헌법 개정을 통해 대통령 등 정부 고위직에 대한 광범위한 면책권을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시기 보수 성향으로 재편된 연방 대법원이 최근 낙태 문제 등에 연이어 보수적 판결을 내리며 민주당 지지자들의 분노가 커진 데 따른 대응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여러 혐의에 대해 연방 대법원이 연일 유리한 판결 내린 데 대한 견제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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