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흑인 방송 인터뷰
"할일 남아 물러나기 꺼려져"
민주, 8월초 화상투표로 바이든 후보 확정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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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흑인 연예 전문 케이블방송 BET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완주 의사 재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의학적 상황이 발생해 의사들이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말 대선 TV 토론에서 고령·인지력 우려를 노출한 뒤에도 당내 사퇴 압박을 일축하며 완주 의사를 강조해 왔다. 지난 5일 위스콘신주 유세에서는 "만약 전능하신 주님이 선거를 관두라고 하면 관두겠지만, 주님이 (지상에)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중도하차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대선 레이스와 관련해 미묘한 입장 변화를 내비친 것인지를 놓고 이목이 쏠린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할 일이 더 남았다고 밝혀 여전히 완주 의사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할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음에도 우리는 일을 해내는 법을 알아냈다고 생각한다"며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어서 물러나기 꺼려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후보 사퇴 요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애덤 시프 미국 연방하원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주)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우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선거에서 트럼프를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선거 캠페인에서 철수하는 건 바이든 대통령의 선택이지만, 난 그가 횃불을 넘겨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출마 포기를 촉구했다.
시프 의원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 재고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측근이다.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공개 요구한 건 시프 의원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 논란은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이후 잠잠해졌다. 하지만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오하이오주 후보 등록 마감시한을 이유로 다음달 초 화상투표를 통한 바이든 대통령 조기 후보 확정 방안을 추진하면서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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