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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남편은 빈민가 흙수저, 아내는 인도계…이 부부가 한국에 던진 메시지 [필동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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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5일(현지시간)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J.D. 밴스 상원의원과 그의 아내 우샤 밴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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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39세 상원의원 J.D.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낙후한 러스트밸트 지역 빈민가정 출신으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흙수저’ 신화만큼이나 눈길이 가는 것은 밴스의 아내 우샤다. 밴스의 이름을 알린 자전적 소설 ‘힐빌리의 노래’에서 그를 물심양면으로 돕고 용기를 불어넣어준 것으로 묘사된 로스쿨 동기다.

우샤는 인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우샤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인도계 세컨드 레이디가 된다. 현재 바이든 정부 2인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마지막까지 트럼프와 경쟁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까지 인도계 이민 가정 여성들이 미국 정가의 ‘인싸’로 급부상한 것이다.

산업계로 시선을 돌리면 인도계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순다르 피차이(구글), 산디아 나델라(MS), 아르빈드 크리슈나(IBM) 등 미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최고경영자가 인도계 이민자들이다. 미국내 소수인종 가운데 유독 인도계 약진이 두드러진 이유는 오랜 이민 역사와 인구, 극성적인 교육열과 함께 1965년 개정된 이민법을 꼽을 수 있다. 60년대 흑인 민권운동과 인종차별제도 철폐 이후 제정된 1965년 이민법은 기존의 유럽국가 위주 이민 쿼터를 없애 아시아 출신, 특히 의사 과학자 엔지니어 등 고학력 전문직에 대한 문호를 대폭 확대했다. 우샤 밴스와 니키 헤일리같은 이들이 그때 미국에 온 인도 이민자들의 자녀다.

저출생 고착화로 국가소멸 위기에 처한 한국도 외국인 노동자 수입 차원을 넘어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식당, 농촌뿐만 아니라 제조업과 연구소에 이르기까지 도처에서 인력난을 호소한다. 의대 쏠림과 공대 인재난에 대응해 인도 등 신흥국 공대생들을 폭넓게 수용하는 것도 해법이 될수 있다. 저출생 문제가 백약이 무효하다면 한국판 1965 이민법을 제정하는게 어떨까. 국제적 인력 쟁탈전이 불붙기 전에 검토해볼 일이다.

박만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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