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사실 이용한 말장난으로 대선 상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공개 선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직격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탓에 선거운동 일정을 취소하고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델라웨어 사저로 출발한 직후 자신의 선거 캠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나는 아프다"(I'm sick)는 짧은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만 보면 코로나19에 감염돼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2분 뒤 해당 게시물에 단 답글에서 "이번 선거를 매수하려 하는 일론 머스크와 그의 부유한 친구들"(of Elon Musk and his rich buddies trying to buy this election)이라고 적었습니다.
기존 게시글인 'I'm sick'을 앞에 연결하면 "나는 이번 선거를 매수하려 하는 일론 머스크와 그의 부유한 친구들이 지긋지긋하다"로 해석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자신의 정치자금 모금 웹페이지 링크를 함께 올리면서 "동의하면 여기에 참여하라"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그가 영어로 '아프다'(sick)와 '지긋지긋하다'(sick of)가 '한 끗' 차이인 점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 시스템을 활용한 말장난으로 머스크를 비판한 것입니다.
머스크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도중 총격 암살 시도로 부상한 직후 엑스에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적었습니다.
머스크는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팩에 매달 4천500만 달러(약 621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농담거리로 삼아가며 머스크를 비판하고 모금까지 유도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소셜미디어 게시글 및 답글을 바라보는 민주당 내 시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캠프가 "낚시성 글과 기부 링크로 바이든의 병과 후보자격을 둘러싼 이야기를 가볍게 만들려 한다"면서 "하지만 지지자들은 상황을 정상화해보려는 대통령의 분투에 좌절했으며, (이런 말장난이) 경솔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고 전했습니다.
폴리티코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코로나19 확진을 두고 "이보다 더 치명적인 시기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코로나 확진 후 미 네바다주 선거운동을 취소하고 델라웨어 자택에서 자가격리를 하기 위해 델라웨어 도버 공군기지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확진으로 네바다주에서 계획한 이틀간의 선거운동을 중단했을 뿐 아니라 첫 대선후보 TV 토론 폭망 이후 3주 동안 흔들리고 있는 그의 재선 캠페인에 대한 당내 불안과 저항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 건강, 체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면서 당내에서 사퇴론 및 후보 교체론이 더욱 분출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내다봤습니다.
한 민주당원은 폴리티코에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 (코로나19 확진은) 바이든이 얼마나 나이가 많은지 모두에게 상기시켜준다"고 말했습니다.
대선 상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 중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돼 18일 후보 수락 연설을 앞둔 시점에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도 문제입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와 그의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에게 무대를 완전히 내준 것 외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토론 때 감기에 이어) 3주 만에 두 번째로 병에 걸린 것은 트럼프 캠프가 집중하는 것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습니다.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뒤 지지층을 대거 결집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론 이후 노쇠한 모습이 강조됐던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강한 이미지로 비쳤다는 것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하정연 기자 ha@sbs.co.kr
▶ 네이버에서 S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가장 확실한 SBS 제보 [클릭!]
* 제보하기: sbs8news@sbs.co.kr / 02-2113-6000 / 카카오톡 @SBS제보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