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델라웨어 자택서 코로나 격리 중…
"사퇴론 받아들일 듯…고문들, 사퇴 발표 시기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도버에 있는 공군 기지에 도착,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로이터=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대 기로에 섰다. 걷잡을 수 없이 불거지는 사퇴론 속에서 대선을 완주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판세는 바이든 대통령 사퇴 쪽으로 기울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델라웨어 자택에서 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18일 NYT는 바이든 대통령 측근으로부터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중도 하차를 결정할 경우 언제 발표하는 것이 적절할지 등을 고문들이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론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며칠 안에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택에서 격리 중이기 때문에 언제 공식 입장을 발표할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끝났다. 이제 시간문제"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취 결정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아직 완주 의지를 꺾지 않았다는 관측도 있었다. 다른 캠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며 "우리의 선거운동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했다.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것을 걸겠다"면서 대선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유색인종 시민권 단체인 NAACP 대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진실을 말할 줄 안다. 그른 것들 사이에서 옳은 것을 골라낼 수 있다"면서 대통령 직을 수행할 능력이 여전히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물밑에서 사퇴론에 대한 여론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진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주요 인사들은 지난주부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사퇴론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 취재에 응한 한 익명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이 '카멀라(해리스 부통령)는 이길 수 없다'는 말 대신 '카멀라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느냐'고 묻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날 공개된 흑인 케이블 방송 BET 인터뷰에서 "건강 문제가 생겨서 의사들이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면 출마를 재고할 수 있다"고 했다. 대선 중도 하차는 없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듯한 발언이었다. 공교롭게도 바로 그날 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주요 지지층 중 하나인 라틴계 시민권 행사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 총상을 입고도 예정대로 전당대회 일정을 소화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조된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나이, 인지능력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중요한 순간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유세현장을 잠시 떠나야 할 뿐 아니라 건강 문제가 다시 불거지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일 기세를 올리고 있다. 18일 전당대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그는 "신과 함께 미국을 더 강하게 만들겠다"고 연설했다. 이날 CBS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52%로, 바이든 대통령을 5%포인트 앞질렀다. 격차가 오차범위(2.7% 포인트) 바깥까지 벌어진 것. 펜실베니아 총격 사건 이후인 지난 16일부터 사흘 간 유권자 224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CBS는 전국 단위 대선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지른 것은 20년 만이고, 5%포인트 이상 앞선 것은 30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기 전 사퇴를 결정한다면 대체 후보 선출은 민주당 대의원들의 자유 투표에 맡겨진다. 올해 경선을 통해 선출된 민주당 대의원은 총 3937명. 이중 3894명이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표명한 이들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발표하면서 대체 후보를 공식 언급한다면 대의원들 중 상당수가 그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만약 3937명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슈퍼 대의원'으로 불리는 당연직 대의원 739명과 함께 다음 투표가 진행된다. 슈퍼 대의원들은 민주당 원내 지도부, 현역 의원, 주지사 등 당 주요 인사들로 구성된다. 여기서는 슈퍼 대의원까지 합쳐 총 4672명 중 과반의 표를 얻어야 한다. 투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진행된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