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월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는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을 파헤쳐 보는 중앙일보 국제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제이미 다이먼(68)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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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제이미 다이먼을 정말 존경한다. 그는 (재무장관으로) 내가 고려할 만한 사람이다.”(도널드 트럼프, 지난 16일 블룸버그 인터뷰) "
" “매우 과대평가된 글로벌리스트인 제이미 다이먼은 니키 헤일리를 대통령 후보로 밀어붙이고 있다. 나는 다이먼의 열렬한 팬이 아니었지만 이 사람이 백악관에 구걸하러 왔을 때 함께 살아야 했다. 더 이상 그 사람과 함께 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정말 좋은 일이다!”(트럼프, 지난해 11월 트루스소셜 글)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처럼 제이미 다이먼(68)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두고 7개월 사이 간극이 큰 평가를 내렸다.
다이먼이 한때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의 발언은 더 눈에 띈다. 지난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을 대신할 민주당 후보로 다이먼이 기업인과 정치인의 출마 요청을 받고 있는데 본인이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30일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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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왜 다이먼을 호평했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트럼프의 다이먼 호평이 나온 16일 ‘트럼프, 내각에 “매우 과대평가된” CEO 고려’라는 기사에서 트럼프의 7개월 전 발언을 조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전환은 다이먼이 올해 초 트럼프가 일부 정책에 대해 옳았을 수도 있다고 발언한 후 이뤄졌다”고 짚었다.
실제 다이먼은 올 1월 CNBC에 출연해 트럼프를 이렇게 평했다.
“솔직히 그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이민에 대해 어느 정도 옳았다. 그는 경제를 꽤 잘 성장시켰다. 무역세 개혁은 효과가 있었고, 중국에 대해 일부 옳았다. 중요한 문제 중 일부에 대해 틀리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게 투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MAGA(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대해 이야기할 때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 MAGA에 대한 부정적인 말이 바이든의 선거 캠페인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MAGA는 트럼프의 대표적인 슬로건이다. 다이먼은 과거 자신에 대해 ‘간신히 민주당원(barely a Democrat)’이라 칭하면서도 민주당 후보들에게 꾸준히 기부해왔다.
이런 배경 때문에 트럼프의 발언은 실제 재무장관 후보로 검토하고 있느냐를 넘어 외연 확장 시도 내지 바이든 대타 견제로까지 해석될 수 있다. 다이먼 측은 언론들의 요청에도 트럼프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7일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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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황제’, 왜 자꾸 정치에 소환되나
트럼프의 호평은 다이먼이 미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치 때문일 수도 있다. 다이먼은 2006년 이후 18년 동안 JP모건체이스를 이끌며 ‘월가의 황제’로 불려왔다.
다이먼과 월스트리트의 인연은 오래됐다. 1956년 뉴욕에서 태어난 다이먼은 조부가 그리스 이민자 출신이었는데, 조부와 부친 모두 주식 중개인이었다. 다이먼은 터프츠대에서 심리학·경제학 전공 후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컨설턴트로 일하다 하버드 MBA를 취득했고, 이후 어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재무 경력을 시작했다.
보험사, 증권사를 거친 후 시티그룹 사장을 지냈고, 2004년 JP모건에 합류하고 각종 인수로 자산 부문 미국 최대 은행으로 키웠다. 2010년 뉴욕 연방준비은행 이사회에서 활동했고 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4차례 선정됐다. 포브스는 올해 그의 재산을 20억 달러(2조7668억원)로 추정했다.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지난 4월 뉴욕 브롱크스 자치구의 커뮤니티 지점 개장 중 리본 커팅식에 참석하고 있다. 다이먼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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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친민주당 인사로 분류돼온 그는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재무장관 하마평이 돌았다. 티모시 가이트너가 재무장관이 된 후에도 가이트너뿐 아니라 오바마 정부의 램 이마뉴엘 비서실장과 자주 접촉했다.
그러다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자가 된 2016년엔 ‘전략정책포럼’에 참여했다. 이 모임은 당시 트럼프가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최고경영자에게 “진실을 솔직하게 말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요청해 만들어졌는데, 다이먼 뿐 아니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참여했다. 그러나 2017년 트럼프의 폭력 옹호 발언에 구성원 일부가 반발하며 해산됐다.
다이먼은 트럼프 재임 기간 세금 감면 정책엔 지지 의사를 밝혔으나 이민·무역 정책을 비난했다. 또 “강력한 중도주의, 친기업 후보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2018년부터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지난해엔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의 격려를 받은 후 공직에 관심을 나타냈지만, 곧 출마 계획이 없고 JP모건체이스에 3년 반 더 머물 거라고 밝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2022년 프랑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사진 제이미 다이먼 링크드인 사진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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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트럼프에 유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트럼프가 친기업 정책 로비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속한 70여 명의 기업가들을 만날 때 자리했고, 14일 트럼프가 피격된 직후 전 직원에게 “트럼프에 대한 정치적 폭력과 암살 시도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증오, 협박, 폭력에 맞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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