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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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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카드 줬냐" 3년간 교사 괴롭힌 부모…경찰 수사 결과는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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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거석 전북교육감 첫 대리고발…경찰 “진술, 자료 첨예하게 엇갈려”

결론까지는 시간 다소 소요될 듯

뉴스1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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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임충식 장수인 기자 = ‘레드카드’를 줬다는 이유로 담임 교체를 요구한 학부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이 대리 고발을 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양 측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자료도 계속 제출되고 있는 만큼,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20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서 교육감은 지난 4월 학부모 A씨를 공무집행방해와 무고, 상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교육감이 교권침해 사안으로 학부모를 대리 고발한 것은 전북에서는 A 씨가 처음이었다.

당시 전북교육인권센터 관계자는 “A씨는 3년 이라는 시간 동안 각종 진정과 민원, 형사고발, 행정소송을 통해 악의적으로 교사를 고통 받게 했다. 심지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이 같은 행위를 지속했다”면서 고발 이유를 밝혔다.

학부모 A씨는 일명 ‘레드카드 사건’으로 불렸던 교권침행행위의 당사자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2021년 4월, 전북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 B씨가 한 학생에게 레드카드(호랑이 모양 스티커)를 준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B 교사는 수업시간에 물병으로 장난을 쳤다는 이유로 레드카드를 줬다. 또 빗자루로 10여 분간 청소를 시키는 등 생활지도도 실시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A 씨는 이후 학교장에게 지속적으로 담임교사 교체를 요구했다. B 교사를 아동학대혐의로 신고하기까지 했다. 교권보호위원회에서 만장일치 의견으로 ‘A씨의 행동이 교권침해’라는 결정이 나왔지만 소용이 없었다. A씨는 이 같은 처분이 부당하다면서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

교권침해와 관련된 소송에서 대법원은 A 씨의 행동을 ‘교권침해’로 판단했다. 아동학대혐의도 지난해 10월, 헌법재판소가 검찰의 기소유예처분에 대한 취소를 결정했다. 대법원 판결과 헌재의 결정으로 B 교사는 혐의를 벗게 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갈등은 사라지지 않았다. A씨의 고소와 민원제기는 계속됐다.

A씨는 지난해 11월, B교사를 허위공문서작성 및 공무상 비밀침해죄로 고소했다.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심의위원회에서 B 교사가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사건은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자신의 자녀를 안아 줬다는 이유로 B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계속된 고발에 B교사는 직접 편지를 작성해 서거석 교육감에 보냈고, 이에 전북교육청은 지난 4월 17일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 교육감의 대리 고발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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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철 센터장 등 전북교육인권센터 관계자들이 지난 4월 18일 전주덕진경찰서에 학부모 A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있다. 교육감이 교권침해 사안으로 학부모를 대리 고발한 것은 전북에서 이번이 처음이다.(전북교육청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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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접수한 전주덕진경찰서는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했다. 고발인, 피고발인 조사도 마친 상태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과 A 씨 측에서 증거자료 계속해서 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A 씨는 △지난 2016년 상벌점제가 전면 폐지됐음에도 B 교사가 레드카드를 준 점 △학생인권심의원회 등 다수의 유관기관에서 B 교사의 교육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 점 △B 교사의 행위가 아동의 인격권과 존엄성에 대한 침해행위인 점 △레드카드를 받은 자녀가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교육감의 대리고발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 씨는 반박자료를 통해 “교육청이 피해를 입은 아이들을 조사하고 부당한 교육방식을 근절하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교사의 진술만 받아들여 고발했다. 마치 교사에게 갑질하는 학부모로 매도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 경찰은 제출된 증거자료를 분석해 혐의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을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양쪽의 진술이나 자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언제까지 끝낼지 확답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94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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