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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캠프 “게임 오버”… 美 민주 ‘포스트 바이든’ 갈등 심화 [美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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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 내부 사퇴 기정사실화

해리스 승계·후보 경선 놓고 논의

트럼프 대항마 싸고 분열 양상

NYT “참모들, 사퇴 불가피론 받아들여”

민주, 교체 후보 선출 방식 등 논의 분출

“해리스 본선 경쟁력 떨어진다” 지적에

‘약식 프라이머리’ 주장도… 당내 혼란

코로나 감염 바이든 고령 리스크 여전

트럼프 피격 이후 여론조사 5%P 격차

애리조나주 등 주요 경합주 모두 뒤져

미국 민주당 내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대선후보 사퇴 요구를 넘어 교체 후보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후보 사퇴를 기정사실로 두고 교체 후보 선출 방식 등을 논의하는 것인데,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항마로 내세울 후보가 마땅치 않아 당내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투표소에서 트럼프를 이길 수 있고 이길 것”이라며 “내주 선거운동에 복귀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우군이자 민주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들에게서 후보직 유지에 대한 회의론이 이어지며 바이든 대통령이 곧 사퇴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지만 사퇴 불가 입장을 거듭 밝힌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사퇴 여론의 배후 조종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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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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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지와 별개로 교체 후보 논의가 분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마틴 하인리히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10명이 잇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과 참모들이 비공식적으로는 후보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부 참모들은 향후 있을 수 있는 후보직 사퇴의 발표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했다고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한 참모는 CNN에 “게임오버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내주 미국을 방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만큼 그때까지 후보 사퇴 결정은 어렵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당초 22일 예정이던 네타냐후 총리의 방미가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여파로 23일로 하루 늦어져 NYT의 예상대로라면 사퇴 시기는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CNN은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안 후보로 세우는 방안에 대한 민주당 내 합의가 굳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적어도 민주당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나오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부 여론조사가 당내에서 회람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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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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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대표적 진보 인사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과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기도 했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이날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정말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에서 사퇴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출마하면 된다면서 “당을 통합하고 도널드 트럼프와 맞서기 위해 11월 (선거에서) 승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트럼프)와 맞선다면 카멀라 같은 검사 출신 인물은 대항하기에 정말 좋은 인물”이라고도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 측근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대비해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후보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반대로 해리스 부통령의 본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센테 곤살레스 연방 하원의원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의 걸림돌이 될 것이고 바이든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를 교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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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전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고위급 인사들은 대체 후보 선출을 위한 ‘개방형 절차’를 밟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펠로시 전 의장과 측근들은 바이든 대통령 사퇴 시 해리스 부통령으로의 ‘후보 승계’가 이뤄질 경우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전 의장의 측근인 조 로프그린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전날 MSNBC방송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한 일종의 ‘약식 프라이머리’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 외에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같이 패배하는 결과가 나오는 등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AP통신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체 후보인지, 아니면 새 후보 선출을 위한 미니 예비선거를 신속히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당내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최대한 말을 아끼며 선거운동에 집중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한 기금 모금 행사에서 바이든 후보 사퇴론 등에 대한 언급 없이 기존 유세 메시지를 반복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으로 선거 유세를 중단한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주치의 케빈 오코너는 이날 백악관 홈페이지에 코로나19에 감염된 바이든 대통령이 여섯 번째 팍스로비드 투약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마른기침과 쉰 목소리가 나고 있지만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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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를 넘겨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민주당 대선후보 사퇴 압박이 당 내외에서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0일(현지시간) 민주당 지지자들이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성화를 넘겨라(pass the torch)’ 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등을 들고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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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결과도 바이든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CBS뉴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13일) 이후인 16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미국 성인 2240명 대상) 결과 바이든 대통령은 47% 지지로 52%를 얻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5%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 대결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8%를 얻어, 51%를 얻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3%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합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에머슨대와 미국 민주당 슈퍼팩 ‘다음 세대를 위한 민주당원’이 실시한 여론조사(15∼16일 조사, 경합주별 유권자 1000명 대상)에서는 주요 경합주에서 모두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40% 지지를 얻어 47%를 얻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7%포인트나 뒤처졌다. 조지아주에선 6%포인트,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에서도 각각 5%포인트씩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졌고, 미시간주에서도 3%포인트 격차를 나타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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