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침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유세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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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재선에 도전하려 했지만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이 국가와 당을 위한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제 재선을 위해 애쓴 모든 분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모든 작업에 탁월한 파트너가 되어 주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 전ㆍ현직 대통령이 맞붙는 대통령 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에 이어 현직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대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민주당 경선에서 과반 이상의 대의원을 확보해 사실상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민주당은 8월 19~22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바이든 대통령을 당 후보를 공식 선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CNN 주최로 진행된 TV 토론에서 ‘고령 리스크’를 노출하며 참패했다. 이후 민주당 안팎에선 ‘후보 교체론’이 거세졌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완주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지난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도 말 실수가 이어지는 등 후보 사퇴 요구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반면 경쟁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장의 저격 사건 이후 지지층을 한층 결집했다. 공화당은 18일 밀워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했다.
미국 매체들은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민주당 후보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최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그레첸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이 거론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출마 여부도 관심을 받아 왔으나 그는 수 차례 “대선 출마에 관심이 없다”고 밝혀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별도의 글을 통해 “2020년 대선 후보로 내가 내린 첫 결정은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한 것이며 그것은 내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라면서 “오늘 나는 카멀라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는 것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원 여러분, 이제는 우리가 힘을 합쳐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라면서 “해봅시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는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토론 이후 25일 만이다.
■ 바이든 대통령이 엑스에 올린 사퇴 입장 전문.
동료 미국인들에게,
지난 3년 반 동안 우리는 국가로서 큰 성과를 이뤘다.
오늘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갖고 있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재건하고, 고령자의 처방 약 비용을 낮추며, 저렴한 의료 서비스를 기록적인 숫자의 미국인에게 확대하기 위해 역사적인 투자를 했다. 우리는 독성 물질에 노출된 재향군인 수백만 명에게 정말 필요한 돌봄을 제공했다. 30년 만의 첫 총기 안전법을 제정했다. 연방대법원에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을 임명했다. 그리고 세계 역사상 가장 중대한 기후 법률을 제정했다. 미국은 오늘보다 (세상을) 이끌기에 더 나은 위치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
난 미국 국민 여러분 없이 이것을 하나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함께 우리는 세기에 한 번 있을 전염병과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유지해왔다. 그리고 우리는 전 세계 우리 동맹을 재활성화하고 강화했다.
여러분의 대통령으로서 봉사하는 것은 내 생애 최대의 영광이었다. 그리고 재선을 추구하는 게 내 의사였지만, 난 내가 물러나서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 내 의무를 다하는 데 오로지 집중하는 게 내 정당과 나라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
난 이번 주 후반에 국민들에게 내 결정과 관련해 더 자세히 말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내 재선을 위해 너무 힘들게 일해온 모든 이에게 가장 깊은 감사를 표현하게 해달라. 난 이 모든 일에서 특출난 파트너로 있어 온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감사하고 싶다. 그리고 나를 믿고 신뢰해온 미국 국민에게 진정 어린 감사를 표현하게 해달라.
오늘 난 내가 항상 믿어온 것을 믿는다: 우리가 함께할 때는 미국이 할 수 없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단지 우리가 미국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배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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