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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바이든 사퇴] '고령 리스크' 극복 못한 채 재선 꿈 접은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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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선 때 '가교' 되겠다고 공언하고 46대 대통령에 당선

치적 내세워 '재선 도전' 나섰다가 당안팎 여론에 떠밀리자 '결단'

연합뉴스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려오는 조 바이든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정치가로서의 오랜 삶속에서 좌절과 재기를 반복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국 '나이의 벽'을 넘지 못했다.

29세의 나이에 연방 상원 의원에 당선된 이후 반세기 넘게 워싱턴 정치의 한복판에서 미국 현대사의 산 증인으로 살아온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저하 논란 끝에 스스로 재선 가도에서 물러났다.

1942년 11월생으로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변호사로 활동하다 1970년 델라웨어주 뉴캐슬 카운티 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고, 1972년(29세)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고 당선되며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미 역사상 5번째로 젊은 나이에 당선된 것이자 국가 설립 초기를 제외하면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는 최연소 기록이었다.

이후 내리 6선을 기록하며 36년간 상원 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돼 오바마 행정부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냈고,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마침내 백악관의 주인이 됐다.

취임 당시 78세로 이미 미 역사상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란 기록을 남겼다.

연합뉴스

대선 후보 첫 TV 토론 벌이는 바이든(우)과 트럼프(좌)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2020년 3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난 나 자신을 가교(bridge) 외의 어떤 것으로도 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때가 되면 젊고 유능한 신세대 정치인들에게 자리를 넘겨줄 일종의 '임시 관리인'이 되겠다며 고령으로 인한 논란을 불식한 셈이다.

그러나 그가 말한 가교 역할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길어졌다.

2020년 11월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대승을 거둘 것이란 전망을 뒤엎고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수성에 성공하는 등 선전하자 그 기세를 업고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재선 출마를 지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지난 2020년 대선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재도전에 나선 것도 바이든 대통령으로서 재선 도전에 의지를 내게 한 요인으로도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선언 이후 임기를 더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지속됐지만, 민주당 내부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그의 대선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그는 올해 1월 시작된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이렇다할 경쟁자 없이 진행돼 압도적 지지로 절대 다수의 대의원을 확보하며 무난히 재선 도전으로 향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 그는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한 채 자주 넘어지는가 하면, 말실수가 잦아지면서 건강과 인지력 저하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선 후보 TV토론 맞대결에서 처참하게 무너지자 불안한 눈길로 지켜보던 지지자들의 우려가 한꺼번에 폭발했고, 당안팎의 여론이 급격하게 '사퇴 불가피론'으로 몰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 안팎의 후보 사퇴 요구에 대해 "만약 전능하신 주님이 선거를 관두라고 하면 관두겠지만, 주님이 (지상에)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대선 완주 의사를 굽히지 않아 왔다.

지난 1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 당내 사퇴 요구가 주춤해지는 듯했지만, 대선 완주 시 공화당에 참패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지금껏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 도전을 지지했던 민주당 지도부까지 자진 사퇴를 권유하고 나섰고,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토론 이후 25일 만인 이날 후보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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