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해리스 부통령은 미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이다. 1964년 캘리포니아에서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부통령은 인종적으로 흑인이자 아시아계로 분류된다. 아버지는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고, 어머니는 과학자였다. 외할아버지 역시 인도의 고위 공직자 출신의 엘리트 집안이다. 다만 그는 백인이 대부분인 '화이트 커뮤니티'에서 자라나면서 상당한 정체성 혼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부통령은 워싱턴DC의 흑인 명문 대학인 하워드대에서 정치과학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백인 커뮤니티를 벗어나 흑인과 인도계 혼혈로서 그의 정체성이 한층 확고해진 것도 이 시기로 분석되고 있다. 이후 그는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을 거쳐 1990년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 카운티의 지방 검사로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4년에는 흑인 여성 최초로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에 올랐고, 2011년에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으로 선출됐다. 6년간 주 법무장관을 역임한 해리스 부통령은 2017년 캘리포니아주 연방 상원의원에 뽑히면서 중앙정치 무대에 진출했다. 열정적인 연설 스타일로 정계 안팎에서 '여자 오바마'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후 2020년 바이든 당시 대선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그를 지목했고, 이듬해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부통령이 됐다. 백인과 남성이 주류였던 미국 사회에서 유리천장을 깨고 '최초'의 역사를 써오며 이인자 자리에 올라선 인물인 셈이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유력인사들이 잇달아 지지를 밝히면서 현재로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 경우 해리스 부통령은 유색인종 여성으로 첫 대통령 후보가 되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 소수 인종이자 여성으로서 미국의 비주류 사회에 어필하면서 표 결집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민주당으로선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측으로 이탈 조짐이 확인된 흑인 등 유색인종의 표심을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대선 이슈로 꼽히는 인종, 낙태 문제를 선거 중심으로 가져오기에도 좋은 카드다.
오는 11월5일 대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아닌 다른 정치인이 대선 주자가 될 경우 기존 선거 캠프 자금을 활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대의원 유효성을 둘러싼 법적·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현지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해리스 부통령은 현재 대선캠프의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서 지난 4년간 정책을 그대로 승계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민주당으로선 긍정적이다.
다만 부통령 재임 중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려도 제기된다. 날카로운 언변과 달리, 정치인으로서 카리스마나 대중적 인기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고령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서도 당내에서 해리스 대안론에 의견이 모이지 않았던 배경이 여기에 있다. TV 토론 이후 실시된 11차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이 교체 후보로 나서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있는 현 대선 판도를 바꾸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보다 이기기 쉽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로 나설 경우 승리를 자신했다.
이밖에 포스트 바이든이 될 당내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자로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그레첸 휘트먼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미셸 오바마 등이 거론된다.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후보가 돼 (오는 11월5일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저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의제를 물리치기 위해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싸울 것이다. 그리고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