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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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경민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사퇴하면서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과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발을 맞춘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미일 정상외교가 전환점을 맞았다. 일본 정부는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파이프라인(네트워크)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2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미국 뉴욕타임즈 등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거의 동률을 이뤘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약 3개월 만에 현직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사퇴를 발표한 것은 일본 정부도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였다.
바이든과 기시다는 각각 같은 해인 2021년 1월, 2021년 10월에 취임했다. 두 정상은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격동의 시기에서 개인적 신뢰 관계를 돈독히 해왔다.
지난 4월 기시다는 일본 총리로서 9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했다. 기시다의 지지율이 퇴임 수준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바이든이 먼저 기시다를 초청했다. 바이든은 기시다 내각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방위비 증액을 높이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의 단결을 강조했고, 항상 일본이 앞장섰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해 재집권하면 상황은 크게 바뀔 수 있다.
기시다 내각은 트럼프 당선에 대비해 네트워크 구축을 서두리고 있다.
2023년에는 외무성 차관 후보였던 야마다 시게오가 주미대사로 임명됐다. 야마다는 미국 주재 장관을 역임했으며 트럼프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국(NSS) 부국장으로 백악관과 인맥을 쌓은 인물이다.
4월에는 아소 다로 전 총리(자민당 부총재)가 트럼프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 아소 전 총리는 트럼프 측에 기시다 내각의 방위비 증액을 설명하는 등 양해를 구했다.
일본과 미국 정상의 개인적 신뢰 관계는 과거 동맹의 안정에 기여해 왔다.
1980년대 당시 총리였던 나카소네 야스히로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서로를 '론 야스'라고 부르며 미일 양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골프를 치며 수시로 전화 의견을 교환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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