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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극비’였던 바이든 사퇴···1분 전 접한 참모들 충격·눈물·안도[바이든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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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측근과 늦은 밤까지 입장문 작성

해리스도 바이든 사퇴 당일에 알아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 센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의 하나로 열린 우크라이나 지원 협약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이름을 ‘푸틴’(러시아 대통령)으로 잘못 불렀다가 곧바로 수정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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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준비는 가족과 최측근과만 공유한 상태에서 비밀리에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오후 늦게 스티브 리셰티 대통령 고문에게 전화해 “마이크와 함께 집으로 와라”라고 긴급 호출했다. 리셰티 고문과 마이크 도닐론 수석 전략가는 바이든을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보좌한 최측근이다.

코로나19에 감염돼 델라웨어주 러호버스 해변 자택에서 자가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리셰티 고문과 도닐론을 만나 밤늦게까지 사퇴 입장문을 작성했다. 도닐론이 대통령의 입장문 작성을 돕는 동안 리셰티 고문은 언제 어떻게 참모들에게 공지할지, 어디까지 알려야 할지 등 다음 조치에 집중했다고 NYT는 전했다.

다른 참모들에게는 발표 직전에야 사퇴 사실을 알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오후 1시46분에 엑스(옛 트위터)에 입장문을 올려 사퇴를 공식 발표하기 불과 1분 전에 다른 참모들에게 알렸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을 시켜 이날 오후 1시45분에 백악관과 선거캠프 선임 참모들을 모아 단체 통화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통화에서 발언하는 동안 입장문이 엑스에 올려졌다.

이후 자이언츠 비서실장은 오후 2시26분 백악관 팀 전체에 “할 일이 너무 많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이 말하듯이 ‘우리가 함께할 때는 미국이 할 수 없는 일이 없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새 후보로 지지하겠다고 밝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조차 대통령의 사퇴 소식을 발표 직전에서야 알았다고 CNN은 보도했다. 상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사퇴 발표 전에 몇 차례 통화했다고 전했다. 질 바이든 여사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준비 과정을 내내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 발표를 하자 백악관 참모들은 충격을 받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안도했다. 한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엑스에 “자기 방식대로” 사퇴를 발표하면서 ‘내부 공작’과 정보 유출을 피할 수 있었다고 NYT에 말했다.

한 소식통은 WP에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밤 후보 사퇴를 사실상 결정한 상태로 잠이 들었으며, 이날 일어나서 다시 한번 자신의 결정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일부 참모는 전날까지도 선거를 계속한다는 말을 듣고 이날 오전까지도 선거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미리 결정을 공유받지 못해 속상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을 계기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당시 토론에서 말을 여러 차례 더듬고, 대화 맥락과 상관없는 발언을 하면서 인지력이 심각하게 악화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 11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 호명한 사건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촉구에 기름을 부었다.

토론회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30여 명의 상·하원 의원들이 잇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큰 손’ 후원자들도 등을 돌리면서 정치 기부금도 급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가깝게 지내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직전인 지난달 13일 총격으로 부상을 당하며 공화당에서 ‘영웅’으로 치켜 올려졌다. 암살 미수 사건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격차는 2%포인트에서 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지난 19일까지만 해도 완주 의사를 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이틀 만에 입장을 선회했다. CNN 방송은 “그(바이든 대통령)의 중추 세력은 최측근과 가족들로 줄어들었다”며 “그 어느 때보다 고립된 것으로 묘사돼 온 바이든은 막전과 막후에서의 압력을 이겨낼 수 없었다”고 진단했다.


☞ 바이든, 대선 후보직 전격 사퇴…격랑의 미 대선
https://www.khan.co.kr/world/america/article/202407220520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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