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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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진보 진영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은 민주당 내부 압력에 떠밀려 ‘대선 후보 사퇴’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그 직전에 당의 두 거물을 향해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거물은 다름아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SNS에 글을 올려 “재선 도전이 목표였지만 후보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이익이 된다고 믿는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대신할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명했다.
하지만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 바이든의 속은 탈 때로 탔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동지들로부터 버림받는 것에 대해 분개했다. 특히 과거 러닝메이트였던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 한때 가까웠다고 생각했던 핵심 인사들을 향해 적개심을 표현했다고 NYT는 전했다.
바이든은 자신에 대한 사퇴 압박의 주동자로 펠로시 전 의장을 지목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뒤엔 오바마가 있다고 여겼다는게 캠프 관계자들 전언이다.
심지어 바이든은 오바마에 대해 ‘꼭두각시 주인’(puppet master)이란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배후에서 꼭두각시 인형을 움직이는 장본인이 오바마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 소식통은 “이 정도면 바이든이 사실상 천기를 누설한 것과 다름 없다”며 “혼돈에 휩싸인 민주당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과 소속 당 지도자들간 마찰은 워싱턴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과거 바이든과 오바마는 둘도 없는 ‘동지’였다. 지난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오바마는 바이든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2020년 바이든이 백악관에 입성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줬던 사람도 오바마였다.
낸시 펠로시 전 미 하원의장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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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오바마와 펠로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의원이 잇달아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의 참패를 경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바이든이 분노를 참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펠로시의 최측근인 조 로프그렌과 애덤 쉬프 등 최소 9명의 하원 민주당 의원들도 후보 교체 압박에 적극 나섰다. 마틴 하인리히 상원의원(뉴멕시코)과 셰로드 브라운 상원의원(오하이오) 등도 마찬가지다.
이날 사퇴 발표와 관련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여지없이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은 사퇴 방침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미리 알리고 조율했던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부부는 막판까지 바이든의 대선 완주를 지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오바마와는 별다른 소통이 없었던 것 같다.
사퇴 선언에 대한 오바마의 성명이 클린턴 부부보다 40분 가량 늦게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차기 대선 후보로 클린턴이 해리스 부통령을 언급한 것과 달리 오바마는 해리스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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