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미국 대선판이 대혼란에 빠졌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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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미국 역사상 현직 대통령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뒤 사퇴하는 초유의 사례로 남게 됐다.
미 CNN 방송은 이날 "미국 현역 대통령이 재선 선거운동을 포기한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드물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재선 도전에 나섰던 현직 대통령이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포기한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1952년과 1968년이 꼽힌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민주당 소속 해리 S. 트루먼 당시 대통령은 1952년에 재선에 도전했으나, 지지율 하락으로 경선 초기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자 그해 3월 "나는 후보 재지명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1968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민주당의 린든 B.존슨도 재선에 도전했으나 트루먼 전 대통령과 비슷한 결말에 이르렀다.
존슨 대통령은 미국에서 베트남전 반대 기류가 확산하며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고, 그해 3월 12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경쟁자인 유진 매카시 상원의원과의 표차가 기대보다 적게 나타나자 3월 말 연설에서 재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은 1968년 존슨 대통령 이후 56년 만에 재선을 노리다가 중도 포기한 현직 대통령이 됐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늦게까지 당내 경선에 참여했다가 후보에서 물러났다고 CNN은 지적했다.
트루먼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를 297일, 존슨 전 대통령의 경우 295일 각각 남겨놓고 재선 도전을 포기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를 183일 남겨 놓고 결단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에 이미 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되기 위해 필요한 과반 대의원을 확보해 경선에서 승리했고,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되는 절차만 남겨 놓은 상태였다는 점에서 이들과는 차이가 있다.
즉, 당의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을 앞두고 사퇴한 첫 사례인 것이다. 인지능력에 대한 문제 때문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도 처음이다.
현직 대통령의 재선 포기 선언 이후 대선 참패를 경험한 민주당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1952년에는 당시 트루먼 대통령 대신 본선에 나선 일리노이 주지사 애들레이 스티븐슨이 공화당 후보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와 경쟁을 벌였으나, 전쟁 영웅이었던 아이젠하워의 인기에 밀렸다. 결국 아이젠하워가 당선돼 제34대 미국 대통령이 됐다.
1968년에는 당시 존슨 대통령의 불출마 선언 이후 부통령인 휴버트 험프리를 대선 후보로 선출했으나, 심한 내홍을 겪은 뒤 공화당에 대권을 내줬다.
당시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던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이자 케네디 행정부 시절 법무장관)이 인기를 끌며 기세를 높였으나, 캘리포니아 예비선거 다음날인 6월 5일 암살당하며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후 민주당은 내부에서 분열됐고, 선거 결과 공화당 후보였던 리처드 닉슨이 당선돼 제37대 미국 대통령이 됐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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