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바이든 1순위 해리스는
자메이카·인도 이민자 가정 출신
법무장관 출신에 55세 백악관 입성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의 최초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 타이틀에 이어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자 첫 아시아계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기록에 다시 도전하게 된다. 만약 대권을 거머쥘 경우 첫 흑인 여성 대통령이자 흑인으로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이어 두번째가 된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와 다른 방식으로 미국 경제를 이끌기 위해 이제 자신의 경제 비전을 분명히 밝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인 ‘바이드노믹스’는 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내세우며 대규모 재정 지원을 통해 미국의 제조업 활성화에 중점을 뒀다. 해리스 부통령은 백악관의 경제적 의제를 열렬히 옹호하며, 2021년 미국 구조 계획법(ARP Act)과 2022년 IRA와 같은 입법의 이점을 적극 알리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큰 틀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동안 그의 주장을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보다 좀 더 진전된 개혁안을 주장해왔다. 그는 보편적 의료보험을 추진하면서 근로 계층에게 바이든 정책보다 더 큰 폭의 세금 혜택을 주장했으며, 재원은 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상으로 마련하려 했다. 법인세율에 관해선 바이든 대통령은 최대 28%를 제안했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35%까지 인상을 주장하기도 했다.
주택 부문에 관해선 10만달러 미만을 버는 세입자들이 수입의 30%를 초과하는 주거 비용을 환급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환급 가능한 세액 공제법인 ‘임대료 경감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이는 가스, 식료품, 의류 비용 등 모든 품목의 비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정책이 복지, 인권, 금융 또는 유통 관련 규제 등에서 바이든 행정부와 다소 차이를 보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리서치 전문 기업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해리스가 “바이든 대통령과 매우 유사한 경제 정책을 바탕으로 출마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역점을 둔 반도체지원법과 IRA 등은 해리스 부통령의 선거 공약에서도 큰 변화를 나타내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종적으로 흑인이자 아시아계로 분류된다. 아버지는 스탠퍼드대학 경제학 교수였고 어머니는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에서 암을 연구한 과학자였다.
이후 해리스 부통령은 하워드대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 자격시험을 통과했다. 1990년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찰청 등에서 검사로서의 역량을 뽐내며 2004년엔 흑인 여성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장에 올랐다.
2011년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으로 뽑혔고 재선을 거쳐 총 6년간 주 법무장관을 역임한 후 2017년에는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해 선출되면서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했다. 당시 흑인 여성이 연방 상원의원이 된 것도 첫 사례였다. 2020년 55세의 나이에 바이든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에 낙점된 뒤 대선 승리로 백악관에 입성했다. 정목희 기자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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