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루마니아 등과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등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사진은 작전지역에서 사격을 하고 있는 K9 모습.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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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성과를 기록 중인 K방산 기업들이 미국 대선 변수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방산시장이면서 동맹국을 움직이는 큰손이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글로벌 방산 수요는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새로운 시장 발굴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올 2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국항공우주산업(KAI)·현대로템·LIG넥스원 등 4대 방산기업의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410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증가한 수치다.
신재민 기자 |
K방산은 최근 1~2년 새 유럽·중동·미국 등에서 대규모 신규수주를 하거나 사업참여 자격을 따내는 등 약진해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7월 폴란드를 시작으로 루마니아(지난 10일) 등지에서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의 추가 수주에 잇따라 성공했다.
KAI도 2022년 폴란드와 전투기 FA-50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내년부터 2028년까지는 폴란드형 성능 계량 버전인 FA-50PL을 순차 납품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이집트에 FA-50 수출을 논의 중이고, 슬로바키아·미국 등지에서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K-2 전차 수출 기본계약(2022년)에 이어, 폴란드의 정권이 교체된 후에도 2차 이행계약을 위한 새 컨소시엄을 구성(지난 10일)하는 등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 루마니아 등 다른 동유럽 국가에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사일 천궁-Ⅱ 수주 성공에 이어, 올 하반기 대함 유도미사일 비궁의 첫 미국 수출계약을 기대하고 있다.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에 이어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5년간 미국 해상 수송사령부 소속 지원함과 미 해군의 전투함에 대해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갖게 됐다. 한화오션은 최근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상업용 도크를 보유한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현지 함정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환영 만찬 리셉션에 참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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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미국 대선을 둘러싼 K방산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만을 남겨둔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미국 대선판이 요동치고,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선 성공 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곧장 끝낼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업계는 우선 미 대선 상황을 지켜보며 글로벌 방산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반응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동맹국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줄이면 다른 나라의 무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동시에 국내 방산기업의 미국 수출길은 막힐 것으로 보여 답답한 상황이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곤란한 건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아메리칸 퍼스트’ 즉 자국 기업 선호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한국 방산기업의 미국 수출장벽이 높아지고, 전반적 물동량도 줄어 상선부문까지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 인수 등은 미국의 자국우선주의가 강화되면 수혜을 입을 전망이다.
미국 대선 변수에도 불구하고 국제 정세가 K방산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현재 국제 안보지형은 ‘트럼프 1기’와는 차이가 크다. 북한-러시아가 동맹수준으로 밀착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중동 등에서 전쟁도 벌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윤 교수는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종결돼도 세계적인 군비증강 추세는 이어질 것이다. 민주당 대통령이 탄생하면 기존 ‘인도 태평양 전략’이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유럽 안정화가 중요하므로 자체 방위력 향상이 계속될 것이다. 그러면 K방산이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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