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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김범수 구속…'창사 이래 최대 위기'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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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구속, 경영 쇄신·신사업 추진 차질

카카오, 김범수 구속에도 "그룹 쇄신,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

뉴시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7.22. yes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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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윤정민 임철휘 기자 =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카카오 창사 이래 첫 총수 구속이다. 사법 리스크(위기)가 극에 달하면서 카카오가 최근 추진했던 사업 쇄신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카카오는 앞서 검찰의 김 위원장 구속영장 청구 때 경영 쇄신, 인공지능(AI) 사업 혁신에 문제가 없을 거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기존 추진 속도에는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이브의 SM엔터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SM엔터 주가를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한 혐의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사이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하며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오후 1시43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김 위원장은 "SM엔터 시세 조종 혐의를 인정하는가", "주식 흐름 어떻게 보고 받았는가", "투자심의위원회 카톡방에서 보고 받은 것을 인정하는가", "어떻게 소명할 것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하지만 법원은 김 위원장이 시세 조종을 직접 지시·승인했다는 증거를 검찰이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구속에 동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檢에 발목 잡힌 카카오, 경영 쇄신·해외 M&A 추진 위기

뉴시스

카카오 판교 사옥 아지트 전경(사진=카카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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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구속으로 카카오는 경영 쇄신, AI 신사업 추진에 변수를 맞게 됐다. 김 위원장이 직접 경영 쇄신을 진두지휘했으며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의사결정도 사실상 그의 손에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주가 조종, 분식 회계 등 각종 혐의를 비롯한 수많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했다. 2022년 초 경영 일선에 물러났던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교체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계열사 준법·윤리경영 지원 독립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가 발족했다. 카카오는 최근 준신위에 무분별한 기업공개(IPO) 지양, 불법행위를 한 경영진에 배상책임을 검토하는 안 등 책임 경영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CA협의체도 협약 계열사의 신규 투자 집행·유치, 지분 매각 프로세스를 강화했다. 김 위원장은 정 대표와 함께 CA협의체 의장을 맡고 있다. 그가 카카오 경영 쇄신을 비롯한 그룹 경영에 구심점을 맡은 셈이다.

신사업 추진도 위기를 맞았다. 카카오는 지난달 초 인공지능(AI) 전담조직 '카나나'를 신설하며 서비스와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지난 5월 정 대표가 "카카오만의 차별점이 담긴 AI 서비스를 올해 발표하겠다"며 AI 사업 변화를 예고한 상황이다.

하지만 카카오가 이러한 신사업 확장·투자를 추진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업계 일각에서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결정하는데 최고결정권자들이 나서줘야 한다. 그런 자들의 공백이 장기화되면 추진에 차질이 생긴다"며 "김 위원장의 구속은 카카오 입장에서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2월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는데 그 이유가 사법 리스크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가 SM엔터와 지난해 북미 통합법인을 출범하면서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했으나 SM엔터 인수와 관련한 사법 리스크로 북미 법인 사업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앞날도 주목 요소 중 하나다. 이번 수사를 의뢰한 금융감독원은 기소 의견으로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 법인까지 포함해 검찰에 송치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 형을 받으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한다.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 "그룹 쇄신,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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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카카오는 18일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과 정신아 대표, CA협의체 소속 주요 계열사 CEO 등이 모인 가운데 그룹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 그룹협의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사진=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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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김 위원장 구속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신 카카오는 앞서 경영 쇄신, 신사업 추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결정되자 다음 날인 18일 오전 임시 그룹협의회를 열고 정신아 대표, CA협의체 소속 주요 계열사 CEO 등에게 그룹 핵심 과제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혐의 부인을 강조한 김 위원장은 "그룹 구성원들이 힘 합쳐 경영 쇄신과 AI 기반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같은 상황을 맞아 안타깝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과 한국 대표 테크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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