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5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전격사퇴'에 韓 정부도 동향 '촉각'…시장 영향은 제한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노예 해방 기념일을 맞아 열린 준틴스 콘서트에 참석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후보 승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2024.07.22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다. 미국 대선의 향방은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주는 주요 변수인 만큼 커진 대외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임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목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여전히 높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미국 대선의 향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양한 시나리오를 점검 중이다. 다만 회의체 소집 등 당장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민주당 후보가)결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될지 보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논의체가 있으니 앞으로 구체화되는 상황에 맞춰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에서 거론한 내부 논의체는 지난 4월 도입한 대외경제자문회의 등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가 확정되기 전인 지난 19일 대외경제자문회의를 소집해 미국 대선 관련 최근 논의 동향과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대외경제자문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대선은 2020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경합주 선전 여부가 결과를 가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중국 견제 정책 강화 등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대외경제자문회의에서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 감안시, 정권에 상관 없이 양국의 교역·투자 등 우호적 경제협력 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미국 대선 전개 양상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회의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 가능성 정도만 언급되고, 구체적인 시나리오 등은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총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23일 출국한다. 이 자리에서 각국의 재무장관과 국제금융기구 관계자들을 만나 글로벌 금융 현안들을 점검한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 역시 오는 24일 재경관 화상회의를 개최한다. 우리 정부에서 각국으로 파견한 재경관들은 미국 대선과 관련해 논의 동향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 대선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이슈를 잘 모니터링하면서 준비하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갯속 美 통상정책 "바이든처럼 대비하되 트럼프 주시를"


머니투데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7월 17일 미시간주 포티지에서 열린 정치 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1일 (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얻고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2024.07.22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통상 분야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인한 경쟁 구도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대세다. 유력한 후임으로 거론되는 해리스 현 부통령 역시 바이든 1기 행정부의 일원인 만큼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후보 시절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에 대비하되 트럼프 당선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2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는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대선후보 사퇴와 민주당의 후임 대통령-부통령 후보 선정 등 정보수집에 나섰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반도체법(칩스법) 등으로 글로벌 통상 이슈를 주도했다. 두 법은 각각 친환경산업과 전략 반도체 산업 지원이라는 적용 분야는 달리했지만 보조금과 세제혜택(인센티브) 등 재정적 수단으로 미국과 동맹국 내 생산시설 확충을 노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상대 진영의 트럼프 후보가 "(2기 대통령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한다"며 IRA의 전면 수정방침을 내놓은 만큼 해리스 등 차기 민주당 후보군에선 IRA 등 기존 1기 행정부의 통상 정책 강화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후보가 주도하고 있는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와도 차별화를 노릴 것으로 보여 동맹국 중심 공급망인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에 집중한 공약이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후보에서 그만두는 것이지 현직 대통령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미 동맹 현 체제를 유지하는 동력을 잃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무급에서 협력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에너지, 제조업 등 협력도 관리되고 있어 협의체 유지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지만 다른 민주당 주력 인사들이 누구를 지지할진 더 지켜봐야 한다"며 "민주당 전당대회 등을 포함해 이번주 중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로 미 대선 판세가 요동치긴 했어도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위에 대비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세가 바이든 대통령보다 못 미치는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 특히 해리스 부통령으로 후보 교체 후에도 동일한 행정부의 정책을 넘겨받는 것이니 만큼 '안정'보단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북미유럽팀장은 "대선 후보가 교체되더라도 바이든 캠프에서 후보가 바뀌는 것이라 정책상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 등을 그대로 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가능성이 높게 보이는 만큼 대미투자를 통한 보편관세 10% 공약 대응과 IRA 보조금 수정에 대한 미국 경합주·공화당 강세 지역 인사를 통한 대응 등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율 영향은 제한적…"美 금리인하·엔화 흐름 중요"


머니투데이

(레호보스 비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13일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비치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관련 연설을 한 뒤 퇴장을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사진=(레호보스 비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380원 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기 대선 후보 사퇴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거래일 종가(1386.7원·오후3시30분) 대비 0.8원 오른 1387.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상승 폭을 키우기 시작해 1389.9원까지 터치했다. 오후 3시30분 기준 종가는 1388.2원을 기록했다.

오후 3시30분 종가 기준으로는 7월3일(1390.6원) 이후 가장 높다. 글로벌 'IT(정보기술) 대란'이 기술주 리스크로 이어졌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화 약세가 두드러진 영향이다.

대내외 금융시장에서는 밤 사이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정치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 다만 외환 시장에 미친 여파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의 후보직 사퇴는 어느정도 예상됐던 부분이기 때문에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며 "관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여부"라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 대선 레이스에는 바이든 대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맞설 가능성이 높다. 해리스는 여성이자 아시아계·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의 부통령이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 해도 달러화 향방은 불확실성이 짙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분분하다. 트럼프의 재정정책이 전통적으로 강달러를 부추기는 경향이 있지만, 제2의 플라자 합의 등은 달러 약세를 부르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최근 3개월 원,달러 환율 추이/그래픽=이지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달러 강세 재료다.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 60% 이상 관세를 부과한다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수입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다만 당장 트럼플레이션(트럼프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부각되기 보다는 제2의 플라자 합의 우려와 연준의 금리인하 사이클이 단기적으로 달러 약세 압력을 높일 개연성이 더 크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을 미뤄볼 때 강달러와 약달러 요인이 상존한다"며 "트럼프의 관세 인상 정책이나 재정지출 확대는 물가를 올리고 안전자산 선호를 불러 강달러를 부추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캠프에서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는 제2의 플라자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연준의 금리인하도 예정돼있어 강달러보다는 달러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오는 30~31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와 다음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 최근 강세로 전환한 엔화 흐름 등도 주목할 요인이다.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도 달러화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 사퇴가 오전 동경장에서는 달러 약세로 반영됐지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부분이 원화 약세로 더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연준의 금리인하와 엔화 강세 영향으로 내년 1분기까지는 달러화 약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