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07 (토)

"자연분만해야 아이가 똑똑" 막무가내 시어머니…남편은 뭐하나 봤더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결혼 전부터 시이머니와 잦은 마찰

임신 소식 듣자마자 "남편 밥은…"

제왕절개 반대하다 병원서 쫓겨나

"뺨 맞았다"며 며느리 폭행하기도

임신한 며느리에게 "남편 밥은 삼시세끼 챙겨줘야 한다", "밤에 이것저것 사달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등의 폭언을 한 시어머니의 사연이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심지어는 아이 출산 당시 의료진이 제왕절개 수술을 권했음에도 "자연분만을 해야 아이가 똑똑하다"는 이유로 제왕절개를 반대했다는 사실도 알려져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아시아경제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은 결혼 전부터 시어머니와 지속적인 갈등을 겪고 있다는 30대 여성 A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A씨는 "시어머니는 저를 처음 보자마자 '야', '너'라고 불렀다"라며 "불편했지만, 시어머니께서도 제가 낯설게 느껴져서 그러시는구나 생각하며 좋게 해석하려 노력했다"고 운을 뗐다.

A씨 부부는 양가 어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예단, 예물도 없앤 '간소화 웨딩'을 치르려 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시어머니는 A씨에게 전화해 "해도 해도 너무한다. 딸이랑 아들이 같냐"라며 "아들에게 얘기하지 말고 예단값을 1000만원 보내라"라고 요구했다. 결혼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A씨는 갈등을 만들기 싫어 시어머니에게 예단값 1000만원을 보냈고, 이를 남편에게 얘기하여 친정어머니께 드릴 예단값 1000만원을 받아냈다.

하지만 시어머니의 횡포는 예단값을 받았음에도 그칠 줄 몰랐다. A씨가 첫 아이를 가지자, 임신 소식을 들은 시어머니는 "임신했어도 남편 밥은 삼시세끼 다 챙겨줘야 한다"라면서도 "아내는 밤에 이거 사 달라, 저거 사 달라 요구해서는 안 된다"라고 무작정 아들을 감쌌다.

출산 예정일을 앞두고 입원한 A씨에게 의료진들이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권했지만, 시어머니는 "자연분만을 해야 아이가 똑똑하고 건강하다"는 이유로 한사코 제왕절개를 만류했다. 심지어는 자연분만이 되는 다른 병원을 찾아가자고 강요했다. 결국 화가 난 A씨의 남편이 시어머니를 산부인과에서 내쫓고 나서야 A씨는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

시어머니는 A씨와 A씨의 남편이 지어둔 아이의 이름도 무시하고 "유명한 스님에게 이름을 받아왔다"며 다소 촌스러운 이름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A씨가 시어머니의 요구를 거절하자, 시어머니는 단식 투쟁을 하면서 아이의 이름은 꼭 자신이 받아온 이름으로 지어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아이의 이름은 시어머니가 원하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또한 A씨는 시어머니가 A씨의 친정어머니가 만들어 보낸 반찬도 모두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주장했다. 시어머니는 "머리카락이 (반찬) 통에 다 묻어있는데 그걸 어떻게 아들과 손자에게 먹이냐"고 악을 썼고, "서운하다"고 말한 A씨에게 "어디 건방지게 말대꾸하냐. 네 부모에게 그렇게 배웠냐"며 얼굴을 툭툭 쳤다.

화가 난 A씨는 손길을 피하려고 얼굴을 돌렸지만, 시어머니는 A씨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밀면서 "그 엄마에 그 딸이다"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계속되는 손찌검에 A씨는 시어머니의 손을 확 뿌리쳤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로 시어머니의 뺨을 스치듯 치게 됐다.

A씨에게 손찌검을 당했다고 생각한 시어머니는 곧장 A씨를 폭행하며 폭언을 쏟아냈다. A씨가 쓰고 있던 안경이 날아갈 정도로 주먹질을 이어갔으며, 버렸던 음식물 쓰레기를 꺼내어 집안에 집어 던지며 악을 썼다. 아들이 귀가하자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나를 이렇게 때렸다"며 눈물지었고, A씨는 남편에게 모든 상황을 설명했으나 남편은 자신의 어머니를 때렸다는 이유로 A씨에게 무릎을 꿇고 빌 것을 강요했다고 한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해당 사연에 대해 패널로 출연한 박지훈 변호사는 "(A씨가) 뺨 때린 게 아니지 않나. 시어머니가 정말 때리고 음식을 던졌는데, 이걸로 무릎을 꿇으라는 남편이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편이) 조율을 잘해야 한다. 남편이 사과를 계속 강요한다면 저는 이혼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든다"고 조언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1000만원 달라고 요구할 때부터 도망갔어야 했다", "그 엄마에 그 아들이네", "저런 시어머니 만날까 봐 무섭다", "우리 시어머니는 착한 편이셨네. 더 잘해드려야겠다", "시어머니 성질이 보통이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고부갈등은 일시적인 다툼으로 끝나지 않고 가정 폭력이나 이혼 소송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고부갈등을 이혼에 적용하고자 한다면, 민법 제840조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고려하면 된다. 가정폭력으로 인정할 수 있을 만큼 심각한 폭행, 협박, 폭언 등이 발생했다면 단 1회만 갈등이 빚어졌다고 하더라도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겉으로 드러나는 폭행이나 폭언이 없으며 배우자가 중간에서 사이를 중재하여 혼인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다면 이혼 청구를 하더라도 기각될 수 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