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시어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 며느리가 오히려 남편으로부터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시어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한 며느리가 오히려 남편으로부터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결혼 전부터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어 온 30대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시어머니 B씨는 자신을 처음 보자마자 "야" "너"라고 불렀다. A씨는 이를 불편하게 여겼지만, 시어머니도 낯설어서 그런가보다 싶어 좋게 해석했다고 한다.

갈등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A씨 부부는 양가 어른의 도움을 받지 않기로 하고 예단, 예물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어느 날 B씨가 전화해 대뜸 "야. 너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딸이랑 아들이랑 같니?"라며 "아들한테 얘기하지 말고 나한테 예단값 1000만원 보내라"라고 요구했다.

A씨는 갈등을 빚기 싫어 별수 없이 예단값 1000만원을 보냈다. 이를 남편에게 얘기한 A씨는 친정어머니의 예물값 1000만원을 받아냈다.

두 번째 갈등은 A씨가 첫 아이를 가지면서 시작됐다. 임신 소식을 들은 B씨는 "임신했어도 남편 밥은 삼시세끼 다 챙겨줘야 한다"며 "밤에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요구하지 말라"라고 면박을 줬다.

그러다 A씨가 출산 예정일을 며칠 앞두고 병원에 급하게 입원하게 됐다. 병원에서는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권했지만, B씨는 절대 안 된다며 한사코 만류했다. 자연분만해야 아이가 똑똑하고 건강하다는 이유에서다.

급기야 B씨는 자연분만이 되는 다른 병원을 찾아가자고 강요하기까지 했다. 결국 남편이 B씨를 병원에서 내쫓고 나서야 제왕절개로 아들을 낳을 수 있었다.

A씨는 출산 전 남편과 자신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 아이 이름을 지어놨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유명한 스님에게 이름을 이미 받아놨다. 박봉팔이 아니면 집안이 망한다"라며 단식 투쟁까지 벌였고, 결국 족보에 그 이름을 올렸다.

더 큰 문제는 A씨 부부가 맞벌이하고 아이를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벌어졌다. 당시 B씨는 자신이 직접 아이를 돌보겠다고 해 부부는 흔쾌히 응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는 시골에서 친정어머니가 반찬거리를 만들어서 집에 놔두고 갔다는 말에 곧장 집에 달려와 냉장고를 확인해 보니 텅텅 비어 있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B씨가 반찬 통에 머리카락이 붙어 있다는 이유로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린 것.

A씨가 서운함을 드러내자 B씨는 "어디 건방지게 말대꾸하냐. 너 부모한테 그렇게 배웠냐. 그 엄마에 그 딸이다"라며 A씨 머리를 툭툭 때리기 시작했다.

참다못한 A씨가 B씨의 손을 확 뿌리쳤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로 B씨의 뺨을 스치듯 치게 됐다. 그러자 B씨는 A씨의 뺨을 때리며 폭언을 쏟아냈고,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통을 집 안에 던지기도 했다.

B씨는 아들이 귀가하자 "며느리가 나를 이렇게 때렸다"며 서럽게 눈물을 쏟았다.

A씨는 "그게 아니었다"라고 해명했지만 남편은 들은 채도 않고 "우리 어머니한테 무릎 꿇고 빌어라"고 말했다.

참다못한 A씨는 결국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고 한다.

패널로 출연한 박지훈 변호사는 "뺨 때린 게 아니지 않나. 시어머니가 정말 때리고 음식 던졌는데 이걸로 무릎 꿇으라는 남편이 잘못하는 거 같다. 조율을 잘해야 한다. 남편이 계속 이런 걸 강요한다면 저는 이혼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ngs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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