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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미국 제재에도 기술 쌓더니…중국 반도체 ‘반격의 특허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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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기술 제재로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비틀거리던 중국 반도체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공세에 나섰다. 이미 기술력을 갖춘 분야에서는 오히려 미국·대만 기업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차츰 자신감을 되찾는 모양새다.

중국 화웨이는 최근 대만 미디어텍을 특허 침해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디어텍은 올 1분기 미국 퀄컴을 제치고 출하량 기준 전 세계 모바일 AP 칩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숨은 강자로 꼽힌다. 화웨이는 5세대 이동통신(5G) 분야에서 전 세계 특허의 약 2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9일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타격을 입은 이후 수익을 늘리기 위해 특허 소송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2년 화웨이는 특허 로열티 수익으로만 5억6000만 달러(약 7500억원)를 벌어들였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화웨이는 안방에서 엔비디아와의 진검승부를 벌이는 중이다. 화웨이는 이미 자체 기술로 AI 가속기 ‘어센드’ 시리즈를 개발해 출시했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수출규제에 따라 성능을 낮춘 중국 시장 전용 AI 반도체 H20을 개발해 지난 1분기부터 중국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 역시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미국 마이크론을 제소했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이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빅3’로 꼽히는 기업이다. YMTC는 마이크론이 첨단 3D 낸드·D램 제품에서 자사 특허 11개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반도체 업계가 인공지능(AI) 열풍과 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 분야 신기술 발전으로 자신감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난샹 YMTC 회장은 최근 중국 관영매체 CGTN 인터뷰에서 “앞으로 3~5년에 걸쳐 중국이 미국의 기술 제한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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