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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이러다 6만 셀러 줄파산"…1.4억 못 받은 사장님, 티몬 앞서 발동동[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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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업체들 줄도산 우려…집단 소송 검토, 법무법인 문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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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 외식상품권을 판매하는 업체에서 근무하는 이모씨가 굳게 닫힌 회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하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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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에서 10년 동안 믿고 팔았어요. 전날까지도 믿고 물건을 팔다가 무작정 본사로 찾아왔습니다. 1억4500만원 정도 못 받았는데 딸린 직원만 10명입니다. 돈을 못 받으면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티몬에서 명품 가방, 주얼리 등을 판매하는 박지만 지산글로벌 대표(53)는 24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티몬 본사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산 지연상태가 벌어지고 있는 티몬 본사에 셀러와 소비자 등 피해자들이 항의 방문하고 있지만, 티몬 측은 건물을 폐쇄한 상태다.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가 없어 셀러(판매자)들의 불안감만 가중되고 있다.

박 대표는 "전날까지 담당자와 통화했지만 이런 상황인지까지 이야기도 안 해줬다"면서 "25년 넘게 운영해온 회사가 이번 티몬 문제로 문을 닫을 수 있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많은 셀러 업체들이 줄줄이 파산할 수 있는 상황까지 번지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티몬에서 행사를 6월, 7월에 크게 했는데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며 "6월, 7월에 갑자기 현금으로 사는 사람에게 10% 이상 할인해주는 등 해서 '왜 그렇게까지 하나' 생각했는데 현금이 필요해서 행사를 개최했나 이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날 본사를 찾은 한 외식 상품권회사에서 전무로 근무하는 이모씨도 "너무 답답한 마음에 책임자급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해서 왔다"며 "18일까지 돈이 들어왔는데 19일 이후부터 안 들어왔다. 지금까지는 3000~4000만원 정도 손해인데, 앞으로 안 들어올 것까지 하면 1억이 넘는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정산금을 지급받지 못한 셀러들은 정산을 기다리는 동시에 집단 소송 참여를 원하는 이들을 모집하고 있다. 현재 법무법인 문의를 마친 상태다. 은행권에서는 셀러를 대상으로 한 선정상 대출을 잠정 중단한 상태로 셀러들의 피해가 깊어지고 있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파트너사는 6만개에 이르는데, 이를 정산받지 못할 경우 줄도산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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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을 통해 여행상품 1500만원어치를 구매한 50대 여성 A씨는 소송 준비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을 고민 중이다. /사진=하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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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받기 위해 티몬 본사를 찾았으나 발걸음을 돌린 소비자도 있다. 티몬을 통해 여행상품 1500만원어치를 구매한 50대 여성 A씨는 소송 준비를 위해 변호사를 선임을 고민 중이다.

A씨는 "여행사에서는 재결제하면 상품 이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티몬에서 환불받지 못하면 나는 돈을 3000만원을 쓰는 것 아니냐"면서 "이미 지불한 금액만이라도 회수할 수 있을까 해서 변호사한테 상담도 받고 왔다"고 말했다.

본사 문을 걸어 잠근 티몬과 달리 위메프 본사 재무팀은 현장에 온 고객들의 환불 요청을 접수 중이다. 결제자 정보와 예약 번호, 상품명, 예금주와 계좌번호를 수기로 받은 후 접수한 순서대로 소비자를 불러 환불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고객에게 환불 금액이 입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티몬·위메프에서 판매자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해 관련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정산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들이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이미 진행된 주문을 취소하면서 소비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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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티몬 본사 앞에서 여행상품을 환불받기 위한 소비자들이 모여있다. /사진=하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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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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