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어떻게 전쟁 끝낼 지 논의할 것"
해리스도 "팔레스타인 주민 고통 끝내야"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5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만나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 협상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에서 포기한 뒤 남은 임기 중 마지막 과제 중 하나로 가자지구 전쟁 해결을 꼽으며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직을 사실상 확정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이날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
네타냐후 "아일랜드계 시오니스트" 친밀감 과시… 백악관은 "전쟁 끝내야"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맞이한 뒤 "우리는 논의할 게 많다.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며 공개 발언을 아예 생략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들 앞에서 "난 자부심이 강한 유대인 시오니스트(유대인 민족주의자)로서 자부심이 강한 아일랜드계 미국인 시오니스트에게 50년간의 공직과 50년간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혈통인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친이스라엘 기조를 유지해온 것을 놓고 '아일랜드계 미국인 시오니스트'라 부르며 친밀함을 과시한 셈이다.
하지만 "이 짧고 친밀한 대화는 가자지구 휴전을 둔 두 사람 사이의 깊은 긴장을 가리고 있다"고 NYT는 평가했다. 두 사람 관계가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해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줄이려고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지난 5월에 제시한 '3단계 휴전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네타냐후 총리를 지속 압박해왔다.
재선 도전을 포기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남은 임기 6개월 동안 집중할 과제 중 하나로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인질 귀환을 꼽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날 미 의회 연설에서 하마스 소멸 전까지 한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도 휴전 협상을 강하게 압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전쟁을 끝내야 하며, 대통령이 오늘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야기할 주요 내용 중 하나는 어떻게 거기까지 도달하고, 어떻게 이 전쟁을 끝낼 지"라고 말했다. 그는 휴전 협상을 놓고 "아직 일부 간극이 남아있다"면서 "오늘 우리는 총리에게 이를 좁히는 것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5일 워싱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해리스 "팔레스타인인 고통 끝나야" 네타냐후 압박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후 해리스 부통령과도 회담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의 조기 종식을 촉구하는 한편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의 자기방어 권리를 인정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네타냐후 총리에게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이 안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쟁이 종식돼야 할 때"라며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은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자신들의 자유와 존엄, 자기 결정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 CNN방송은 "가자지구 갈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가장 명확하게 밝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선을 포기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후보로 떠오른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외빈과 회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와의 만남 초반을 언론에 공개하긴 했지만, 다소 엄숙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전날 네타냐후 총리의 미 상·하원 합동 연설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