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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보험 가입 늘어서? 최고치 찍은 자영업자 실업급여와 정부의 안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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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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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억7500만원. 올해 1~5월 자영업자 실업급여 지급 총액이다. 사상 최대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69억3900만원)보다 10.6% 증가했다. 특히 5월 자영업자 실업급여 지급액은 18억9700원으로 지난해 5월(15억4500만원)보다 22.8%나 급증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밝힌 자영업자 실업급여 지급액 자료를 토대로 한 결과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로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5년간(2019~2023년) 자영업자 실업급여 수급자 수도 꾸준히 늘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1166명, 2020년 1495명, 2021년 2056명, 2022년 2575명, 2023년 3248명이었다. 올해 1~5월 수급자 수는 2067명(중복 제외)으로, 상반기도 지나기 전에 지난해 총 수급자의 60%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지급 총액도 2019년 38억6800만원에서 지난해 167억6800만원으로 333.5%나 증가했다.

현행 고용보험법상 근로자가 없거나 근로자를 50인 미만으로 채용하고 있는 자영업자가 폐업일 이전 24개월간 1년 이상 보험료를 납부한 경우, 고용노동부령이 정한 사유로 폐업했을 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 사유란 직전 3개월 월평균 매출액이 전년도 같은 분기(혹은 월평균) 대비 20% 이상 감소, 6개월 연속 적자, 3분기 연속 매출액 감소, 자연재해, 건강 악화 등이다. 폐업한 사업주는 기초 일액의 60%를 120~210일 지급받는다. 자영업자 실업급여 지급액이 10% 이상 늘어났다는 건 그만큼 위기에 처한 자영업들이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물론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이 늘어난 측면도 없지 않다. 2019년 2만2529명에서 지난해 4만7604명으로 111.3% 증가했다. 고용노동부도 "2018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가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지원사업을 통해 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늘면서 실업급여 수급자와 지급액이 늘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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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같은 기간 실업급여 수급자 증가율이 178.6%, 실업급여 지급액 증가율이 333.5%라는 걸 감안하면 단순히 가입자 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긴 힘들다.

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적은 것도 아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 폐업자 수는 98만5868명이었다. 2019년 92만1299명, 2020년 89만4604명, 2021년 88만4454명, 2022년 86만6603명으로 폐업자 수가 꾸준히 감소했는데 지난해엔 크게 늘었다.

문제는 앞으로의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들의 대출 현황을 보면 이런 징후가 엿보인다. 폐업을 막으려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가계대출+사업자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는 올해 3월 말 기준 336만명인데, 총 대출금은 1113조원에 이른다. 코로나19 유행 직전 2019년 12월 말 대출잔액(738조원)보다 50.8% 늘었다.

대출자 수도 210만명에서 60.0% 증가했다. 돈을 못 갚는 연체자 비중은 2.8%로 지난해 3월(1.9%)보다 0.9%포인트 커졌다. 정부가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늘어 실업급여 수급자와 지급액이 늘었다"는 안일한 인식에서 벗어나 정확한 분석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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