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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단독|큐텐 정산 지연 파장]큐텐, 임직원 임금마저 체불…"공지 없이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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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서 여행 예약 금액 등을 환불 받기 위한 피해 고객들이 환불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북적이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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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위메프와 티몬 등 큐텐그룹 계열사의 대금정산 지연 사태가 연쇄적으로 발생한 가운데 내부 직원들에 대한 임금 체불이 발생했다. 정상 임금을 지불 받은 직원들도 있으나, 일부 직원들은 아무런 공지도 받지 못하고 임금을 받지 못한 상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위메프 개발자들은 월급일인 지난 25일 월급계좌를 통해 임금을 정상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다른 큐텐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 직원들은 월급일에도 불구하고 임금을 받지 못했다.

위메프 개발자 직군의 월급일은 위메프 비 개발자 직군과 다르다. 같은 회사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내부 규정상 소속그룹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큐텐에 소속돼 매달 25일에 월급을 정산받고, 위메프는 영업부서와 스탭부서로만 이뤄져 티몬과 함께 매달 10일에 임금을 지불받는다.

티몬과 위메프가 장기간 자본잠식인 상태에서 대금정산 지연 및 환불 요청 쇄도하면서 다음달 10일 월급일을 앞두고 직원들은 불안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큐익스프레스 직원들이 아무런 공지 없이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불안이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큐텐 관계자는 "지금까지 직원들은 이 사태에 대해 제대로된 전체공지를 받은 적이 없다. 재택근무에 들어갈때도 퇴근 시간 직전에 팀장이 '비가 많이 오니 내일 재택하라'고 말했다. 팀마다 들은 설명이 다 다르고, 우리 팀 팀장은 바로 다음 날 퇴사를 신청했다" 면서 "매일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와중에 15일 뒤에나 있을 월급날 임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때까지 회사가 남아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퇴직연금마저 가입하지 않아 직원들의 퇴직금 지불 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사태 전 퇴사한 일부 직원들도 이미 퇴직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 관계자는 "기업이 도산한 경우에도 근로자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사업주를 대신해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하는 '대지급금 제도'가 있다. 퇴직 전 최종 3개월 간 임금과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티몬의 자본총액은 -638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부채총액은 7859억원으로 전년(6504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단기간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1309억원으로 22% 줄었다. 위메프도 지난해 기준 부채 총액이 3318억원으로 1년 사이 전년 동기(2608억원) 대비 27% 증가했다. 자산 총액(920억원)과 비교해 부채가 3.6배 수준이다.

모회사 큐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큐텐이 티몬을 인수할 당시 연간 1000억원 수준의 적자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티몬은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적자 기업이 적자 기업의 인수를 추진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채권을 발행하거나 유상승자를 진행하거나, 기존에 보유한 현금을 활용한다면 체불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실현 가능성은 쉽게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효정 기자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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