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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티몬, 아수라장 환불 현장…대기표 1000번 넘어, 피해자들 무한 대기 중[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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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본사 JK타워 앞에 모인 티몬 피해자들. 사진 | 최규리기자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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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새벽 2시부터 와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지금 다들 예민한 상태예요.”

티몬·위메프의 정산금 지연 사태 파장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됐다. 2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JK타워 앞에는 피해자들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티몬 본사 현장에는 약 2000명의 피해자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장 환급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피해자들과 티몬 측의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3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도 불구, 이들은 티몬 본사 건물 안팎에서 무기한 대기하며 환불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티몬 직원이 오전 6시부터 사옥 지하 1층에서 피해자 이름과 전화번호, 주문번호 등을 받아 환불 대기표 1번~400번대까지 환급을 진행하고 있지만, 환불 처리는 100번 미만대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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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본사 JK타워 지하 1층에서 무기한 대기 중인 피해자들. 사진 | 최규리기자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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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본 본사 지하 1층에는 401번부터 접수번호 마감까지는 수기 입력자료를 제출하면 순차적으로 처리된다는 안내문이 공지돼 있다. 또한 접수번호를 못 받은 피해자는 QR로 접수를 안내하고 있다. 사진 | 최규리기자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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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에는 401번부터 접수번호 마감까지는 수기 입력자료를 제출하면 차례대로 처리된다는 안내문이 공지돼 있다. 또한 접수번호를 못 받은 피해자는 QR로 접수를 안내하고 있다.

지하 1층 내부도 아수라장인 외부와 다르지 않았다. 전날 밤부터 모여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에 내부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현재 대기 순번표는 1000번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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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본사 JK타워 앞에 모인 티몬 피해자들. 사진 | 최규리기자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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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밖에서 오전 9시부터 대기 중이라는 피해자는 “나는 환불 대기표도 못 받았다. 무작정 여기 서 있는 거다”며 “전자기기를 구매해서 환불 금액이 300만원이 넘는다.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 대기자는 “해피머니 때문에 이곳에 왔다. 온 지 1시간 정도 됐는데 전혀 진전이 안 되고 있어 막막한 상황. 지하 1층에도 못 들어가고 이렇게 밖에서 계속 줄만 서고 있다”고 했다.

현재 현장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이 점점 몰리고 있는 상황으로, 경찰 관계자들도 이를 통제하고 있다.

이날 새벽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피해자들에게 “유보금으로 30억∼40억원가량의 환불 자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으나 고객들은 자금이 곧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지금도 고객센터나 애플리케이션 또는 웹사이트를 통한 환급 신청은 긴 대기 인원으로 여의찮은 상황이라 환불 지연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티몬 사태, 100% 환불 가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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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본사 JK타워 지하 1층에서 무기한 대기 중인 피해자들. 사진 | 최규리기자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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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이 지난 2월 현금 2300억원을 주고 인수한 북미·유럽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에서도 환불이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환불 지연 사태가 큐텐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전날 티몬 본사 사무실에서는 이번 사태의 피해 규모를 대략 짐작게 하는 직원 메모가 발견돼 주목받았다.

메모에는 “5000억∼7000억원(티몬)+예상 1조원 이상”이라는 내용이 있다. 티몬의 미정산금만 5000억∼7000억원에 달하고 모회사인 큐텐과 위시, 위메프 등의 계열사까지 합하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위메프와 티몬에서 보고한 미정산 금액이 1600∼1700억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메모에는 ”정상화 어려움 판단/ 기업 회생 고려“라고 적힌 부분도 눈길을 끈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미 회사 정상화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이다.

실제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 채무 일부를 탕감받게 돼 최종적으로 거액을 정산받지 못하는 다수의 판매자가 생겨날 수 있다.

이 메모가 내부 회의 내용을 적은 것인지, 작성 직원의 생각을 담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메모 내용을 두고 논란이 일자 티몬 임직원 단체카톡방에 작성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혼자서 추정한 것일 뿐 근거 없는 내용’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대금 정산·환불 지연 사태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 있지만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꼽힌 모회사 큐텐 창업자 구영배씨는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티몬·위메프 측은 고객 환불부터 진행하고, 소상공인·영세사업자들의 판매대금부터 지급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무엇보다 ‘자금수혈’이 관건이다.

큐텐그룹 구 대표가 사모펀드·벤처캐피탈·금융권 등을 통해 자금을 수혈하지 못하면 사재를 털어서라도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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