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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中 관광객, 기록적인 엔저에 日 가서 명품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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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명품 브랜드 日 매출 급증, 中 관광객 덕분 기록적인 엔저로 日에서 명품 사면 中 보다 10~30% 저렴 엔저 노리고 日 원정 쇼핑객 급증, 그 결과 中 본토 명품 매출은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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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9일 일본 도쿄의 긴자 거리에서 행인들이 명품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화폐가치가 기록적으로 떨어진 일본에서 값비싼 명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주요 브랜드들은 부유한 중국 관광객이 보다 저렴하게 명품을 사기 위해 일본으로 향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6일(현지시간) 이달 발표된 명품 기업들의 실적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프랑스 명품 기업 케링은 24일 발표에서 산하 브랜드인 입생로랑의 일본 매출이 올해 상반기 47% 급증했다고 밝혔다. 케링은 “환율로 인한 가격 차이를 노린 중국 및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프랑스 명품 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역시 이달 발표에서 올해 상반기 일본 실적 개선을 언급하며 “특히 중국 여행객들의 구매가 늘어나면서 일본 매출이 급성장했다”고 밝혔다.

일본 엔의 가치는 이달 38년만에 달러당 160엔을 기록할 정도로 곤두박질쳤다. 중국 시장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중국 위안 대비 엔 가치 역시 올해 들어 6.9% 떨어졌으며 이달 낙폭은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컸다.

이러다 보니 일본에서 엔으로 팔리는 명품 가격은 다른 국가에서 팔리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 미국 경영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먼은 일본에서 팔리는 다양한 명품들이 평균적으로 중국 본토보다 10~30% 싸다고 분석했다. 올리버와이먼은 중국 본토에서 1만6700위안(약 318만원)에 팔리는 루이비통 핸드백 ‘스피디 반둘리에 20’ 모델의 경우 홍콩에서 3% 더 저렴한 반면 일본에서는 중국 보다 19% 더 싸다고 지적했다. 같은 모델의 말레이시아 가격과 프랑스 현지 가격은 중국 본토 대비 각각 10%, 27% 더 저렴했다. 올리버와이먼은 “일본에서는 아시아에서 홍콩을 제외하면 가장 포괄적인 범위의 명품들이 판매된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중국인들이 관광뿐만 아니라 명품 구입을 위해 일본을 찾고 있다. 일본 관광국은 지난 19일 발표에서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1777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라고 밝혔다. 가장 많은 외국인은 444만명을 기록한 한국인이었지만 중국인 관광객도 307만명으로 2위였다. 같은 기간 중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41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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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15일 홍콩 침사추이 거리의 명품 가게 앞에서 한 쇼핑객이 여행용 캐리어 위에 앉아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여행 예약사이트 트립닷컴은 CNBC를 통해 중국에서 올해 2·4분기에 일본으로 향한 중국 관광객의 씀씀이가 커졌다고 밝혔다. 트립닷컴은 특정 월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최근 맞춤형 일본 여행을 예약하는 고객 및 해외 명품 브랜드 대리 구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각각 전 보다 6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리버와이먼은 지난 5월에 월수입이 최소 3만위안(약 572만원) 이상인 부유한 중국인의 일본 방문이 지난해 9월보다 5% 늘었다고 지적했다.

올리버와이먼은 코로나19 창궐 이전에 중국인이 구입하는 명품의 약 절반이 해외에서 산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해외 구입 비중이 20~25%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5월 기준으로 중국인이 명품 쇼핑을 위해 가장 많이 가는 해외 지역이 홍콩이며 그 다음으로 마카오, 싱가포르, 일본 순서였다고 분석했다.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중국인들이 일본에서 제품을 구입하면서 정작 중국 매출이 줄었다고 보고했다. 영국 버버리는 이달 실적 보고서에서 올해 2·4분기 중국 본토 매출이 21%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일본 매출은 6%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 명품 브랜드 코치는 올해 1·4분기에 중국 본토와 마카오, 홍콩, 대만에서 매출이 2%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일본 매출은 2% 늘었다고 밝혔다. 버버리는 실적발표에서 “일본의 매출은 중국과 인근 아시아 관광객의 증가에 힘입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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