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힐러리 못 넘은 '유리천장' '엘리트 이미지' 등 약점
트럼프, 즐겨 쓰던 '고령 공세' 바이든 사퇴하자 '부메랑'
[미국=AP/뉴시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2024.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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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민주당의 갑작스러운 선수 교체로 오는 11월 대선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이 됐다. 50대와 70대, 여성과 남성, 비백인과 백인으로 특성이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향후 당선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무엇일까.
힐러리도 못 넘은 '유리천장'…해리스, 8년 만 돌파 가능할까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일단 여성이라는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이 극복할 부분으로 꼽힌다. 이른바 '유리천장 깨기'라고 말할 수 있는데,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이미 이를 이루지 못하고 좌절을 맛본 바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클린턴 후보의 패배는 그 자체로 이변으로 평가됐다. 48.2%를 득표한 그는 득표율만 보자면 46.1%를 얻은 트럼프 후보를 앞섰으나, 주별 승자가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 체제 탓에 패배의 쓴잔을 받아들여야 했다.
더 많은 득표를 했음에도 클린턴 후보가 패배한 당시 선거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기고도 졌다는 평가와 함께 흑인에 대한 인식보다 뒤처지는 여성에 대한 인식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클린턴 후보 본인도 직접 유리천장을 언급했다.
당시 클린턴 후보는 승리에 대비해 유리로 만들어진 천장을 보유한 재비스컨벤션 센터를 축하 파티 장소로 점찍어 뒀었다. 그러나 파티는 열리지 않았고, 그는 패배 연설에서 "언젠가 누군가가 우리 생각보다 빨리 유리천장을 깰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8년 만에 여성 후보와 남성 후보가 맞붙는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그 바람대로 유리천장을 깰 수 있을까.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해 '변화'를 상쇄하기 위해 그의 러닝메이트는 백인 남성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보다 먼저 유리천장 깨기에 도전했던 힐러리 후보는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진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 함정"이라고 응원을 보냈다.
인도 명문가 출신 정치 엘리트…이민 문제도 약점 꼽혀
해리스 부통령의 엘리트 이미지도 해결할 과제로 꼽힌다. 그는 자메이카계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를 둔 이민 2세다. 모친 쪽은 인도에서 고위 공직자를 지낸 명문가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디애나폴리스=AP/뉴시스]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각) 인디애나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흑인 여성 공동체인 제타 파이 베타 주최 행사에 참석한 모습. 2024.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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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해리스 부통령 본인은 주법무장관과 연방상원의원 등 화려한 경력을 보유한 정치 엘리트로 평가된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숙련된 정치인이라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일반 유권자 입장에서 친근하게 여길 수 있는 삶의 형태는 아니다.
특히 현재 경합주로 평가되는 곳 대부분이 소위 '러스트 벨트'로 불리는 북부 공업 지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점은 반드시 극복이 필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2016년 대선 당시 클린턴 후보는 위스콘신,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러스트 벨트 주를 모조리 트럼프 후보에게 빼앗긴 바 있다. 이들 모두 2012년 대선에서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곳이다.
이밖에 바이든 행정부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이민 문제가 해리스 부통령 전담 분야였다는 점 등이 걸림돌로 꼽힌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 건강 문제와 관련해 부통령으로서 사실을 은폐했다는 취지의 공세도 계속될 전망이다.
고령 역풍 맞은 트럼프… 해리스, '퇴보' 프레임 공격
트럼프 후보의 경우 그간 즐겨 쓰던 무기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상황에 직면했다. 바로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펼쳐온 '고령 공세'다. 바이든 대통령을 '슬리피 조' 등으로 칭하며 조롱하던 그가 이제는 자신보다 무려 20살가량 젊은 50대 후보와 맞서야 할 처지가 된 것이다.
81세의 바이든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재선을 포기하는 초유의 선택을 하면서, 트럼프 후보는 이제는 역대 최고령 대선 후보로 레이스에 남게 됐다. 당선되면 임기 4년째가 되는 2028년에는 82세로, 현재 바이든 대통령보다 나이가 많아진다.
해리스 부통령 측은 이 점을 이미 공세 포인트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자신과 트럼프 후보를 미래와 퇴보로 규정하는가 하면, 성명을 통해 트럼프 후보를 '78세의 범죄자'로 묘사하며 "늙고 꽤 괴이한 건 아닌가"라고 질문도 던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트럼프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말실수를 하거나 신체적으로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모습을 노출할 경우 이제 고령 리스크는 고스란히 본인이 감당할 몫으로 돌아오게 됐다.
[미시간=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각)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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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향후 TV토론에도 관심이 쏠린다. 끝내 후보직을 내려놓은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참사에 가까운 TV토론 부진이 사퇴론을 폭발케 한 일종의 트리거가 됐었다.
여전한 사법 리스크…'로 대 웨이드' 이후 女표심도 주목
트럼프 후보의 사법 리스크 역시 여전히 남은 골칫거리로 꼽힌다. 특히 오는 9월18일에는 트럼프 후보를 둘러싼 성추문 입막음 의혹 선고 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미 배심원의 유죄 평결이 나온 상황에서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둔 시점의 유죄 선고는 다시금 그의 사법 리스크에 불을 붙일 수 있다.
임신중절(낙태) 문제도 트럼프 후보 대선 가도에 영향을 줄 요소로 평가된다. 그는 재임 시절 세 명의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을 임명했는데, 이를 통해 보수 우위로 재편된 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절 권리를 보장해 온 로 대 웨이드 판례를 2022년 뒤집었다.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전부터 해당 의제를 대선 주요 화두로 부각해 왔다. 특히 이를 개인과 사생활의 자유로 규정, 자유를 중시하는 보수 진영이 시민의 권리를 빼앗았다는 논리를 정립하려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트럼프 후보는 올해 로 대 웨이드 판례 전복 이후 임신중절 정책과 관련해 '전국적 금지'보다는 '주별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다소 온건한 입장을 내놔 주목받은 바 있다. 민주당으로의 중도층 여성 표심 집결을 막으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그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JD 밴스 부통령 후보는 2022년 상원선거 당시 전국적인 임신중절 금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놨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공화당 내에서 임신중절 강경 반대론자들이 목소리를 낼 경우 내분 양상도 배제할 수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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