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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파리의 금맥’ 찾는 신유빈·임시현·안세영·여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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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7일(한국시각) 파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에 배를 타고 센강을 타고 내려온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파리/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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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남녀 선수의 비율을 50 대 50으로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 올림픽선수단에서는 이미 ‘여풍’이 거세다. 143명 선수 가운데 77명이 여성으로 전체의 53.8%를 차지한다.



대회 메달리스트 후보 중에서도 여성 선수들이 돋보인다. 탁구의 신유빈(20·대한항공)과 양궁의 임시현(21·한체대), 배드민턴의 안세영(22·삼성생명)과 체조의 여서정(22·제천시청)은 종목별 간판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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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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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으 끝낼 수 있도록”





신유빈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탁구 기대주로 시선을 한몸에 받았고, 이번 파리올림픽 무대에서는 한층 성숙한 기량으로 결과를 원한다. 남자 선배인 임종훈과 합을 맞추는 혼합복식에서의 메달 꿈은 야무지다. 혼합복식을 이룬 둘의 세계 랭킹은 3위로 중국·일본과 우승 경쟁을 예고한다. 신유빈은 여자단체전에서도 팀의 주력으로 단식·복식 게임에 출전한다. 국내 여자 선수 가운데 세계 순위(8위)가 가장 높고, 지난해 세계선수권(은메달), 항저우아시안게임(금메달) 복식에서 전지희와 함께 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만큼 단체전에서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파리 현지에서 실전 훈련에 여념이 없는 신유빈은 “올림픽 메달을 꼭 따고 싶다. 메달 세리머니가 펼쳐지는 에펠탑 근처의 챔피언스 파크에서 팬들의 축하를 받고 싶다”며 의욕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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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현.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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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르면서 한국 여자 양궁의 선봉으로 떠오른 임시현은 파리에서 담대한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출국 전 “한번 금메달 맛을 보니 계속 욕심이 난다”고 말한 그는 올림픽보다 어려운 한국대표팀 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고, 시즌 월드컵 등 국제 무대에서도 정상권을 달렸다. 임시현은 지난 25일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랭킹 라운드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대관식 리허설’을 마쳤다. 남은 과제는 리듬을 유지하며 여자단체전(28일), 혼성단체전(8월2일), 개인전(8월3일)에서 평소 실력을 발휘하는 일이다. 한국의 여자단체전 올림픽 10연패 목표도 걸려 있는데,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도 과제다. 함께 출전하는 전훈영(인천시청), 남수현(순천시청)과 함께 활시위를 당기며 결전에 대비하고 있는 임시현은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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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올림픽사진공동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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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은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출국 전 “성적이 안 나면 문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주 한주 힘들게 보냈다”고 했는데, 올림픽을 앞두고 더 집중하는 그의 자세를 보여준다.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식과 단체전 우승으로 2관왕에 올랐고, 이후 부상으로 시련도 겪었다. 하지만 올림픽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로 달려온 만큼 그가 28년 만의 여자단식 올림픽 금메달을 한국팀에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세영은 “(귀국할 때는) 즐겁고 재미있게, 샴페인을 흔들면서 들어오고 싶다. 낭만 있게 끝낼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고 당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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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정.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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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여홍철(대한체조협회 전무)의 피를 받은 여서정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체조 선수 최초로 한국에 메달(도마 동메달)을 안긴 천재과다. 이제 1996 애틀랜타올림픽 도마에서 은메달을 딴 아버지를 넘어 올림픽 2개 대회 연속 입상에 도전한다. 한참을 전속력으로 질주해 공중회전과 착지의 난도로 평가를 받는 도마는 부녀지간인 둘을 잇는 끈이다. 둘은 아시안게임 도마에서는 모두 금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체조는 워낙 힘들고 고통스러운 종목이다. 하지만 여서정은 아버지 못지않게 강하다. 그는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동료들과 다 같이 올림픽에 간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하고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서정은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한다.







북한, 16명 중 12명이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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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이 27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 보트를 타고 트로카데로 광장을 향해 수상 행진을 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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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출신의 여자 유도 샛별 허미미(21·경북체육회)는 일본에서 성장해 한국에서 꽃을 피운 57㎏의 세계적 강자다. 올해 세계유도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한 단계 더 발전했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큰 대회라서 긴장되지만, 많이 운동했다”고 말하는 모습에 두려움은 없었다. 독립운동가 허석(1857~1920) 선생의 5대손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유도를 시작한 그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성인이 된 뒤에는 한국 대표가 됐다. 허미미는 “할머니 생각이 난다. 만약 금메달을 따면 더 생각이 날 것 같다”고 했다.



여자 펜싱 에페의 에이스 송세라(30·부산광역시청)는 늘 배가 고프다. 도쿄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땄고,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는 금메달을 챙겼다. 하지만 그는 “첫 올림픽인 도쿄는 아무것도 모르고 나갔다. 이제는 두번째다. 개인전에서도 메달 욕심이 나고, 단체전은 더더욱 금메달 욕심이 난다”고 했다. 여자 에페 개인전 첫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꿈도 그를 자극한다. 그는 “파리에서 역사를 써보고 싶다. 에페 단체전에서도 힘을 합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근대5종의 김선우(27·경기도청)와 ‘다크호스’ 성승민(21·한체대), 스포츠클라이밍의 서채현(20·노스페이스), 골프의 고진영(27) 등도 여성 파워를 상징하는 선수들이다. 복싱에서도 오연지(33·울산광역시청), 임애지(25·화순군청)가 한국의 유이한 출전 선수들이고, 이번 대회 한국의 유일한 단체 구기 종목 출전팀인 여자 핸드볼팀은 ‘투혼의 전통’을 자랑한다.



북한은 레슬링(5명), 다이빙(3명), 탁구(3명), 복싱(2명), 체조·육상·유도(1명씩) 16명으로 작은 선수단을 보냈다. 이 중 12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풍이 거세다. 이 가운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체조 도마 등에서 2관왕이 된 안창옥은 2024년 월드컵 시리즈 전체 1위를 차지한 강호다. 파리올림픽에서도 여서정과 남북 대결을 펼친다. 2024 도하 세계수영선수권 다이빙 여자 싱크로 10m 플랫폼에서 은메달을 합작한 김미래-조진미도 파리올림픽에서 입상을 노린다. 여자 복싱의 방철미(54㎏급)와 원은경(60㎏급)은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각각 금·은메달을 따면서 검증을 받았고, 여자 유도 70㎏급 문성희도 항저우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다. 여자 레슬링에서는 자유형 50㎏급 김선향, 53㎏급 최효경, 62㎏급 문현경, 68㎏급 박솔금 등 4명이 출전한다.



파리/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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