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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박상돈 천안시장, 이스탄불 뷰첵메제시 초청 두 번 거절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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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폭염 강타하는데, 축제 참가 편치 않다” 결단

2년전에도 국장단 대신 파견하고 쪽방촌 점검

박상돈 천안시장이 국제우호도시 문화·예술축제 참관 초청을 받았으나, 폭우와 폭염으로 고통 받는 시민들을 뒤로 하고 견학출장을 떠날 수 없다며 사양했다.

박 시장은 자신은 시민들 곁에 있는 선택을 하면서 초청 도시와 외교 결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 부시장을 대신 보내기로 결정했다. 2022년에 이어 두번째다.

26일 천안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튀르키예 이스탄불주 뷰첵메제시 공식초청을 받아 내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국외출장을 다녀올 예정이었다.

제25회 뷰첵메제 국제 문화·예술 축제(International Istanbul-Büyükckmece Culture & Art Festival) 개막식에서 축하연설을 하고 이스탄불 현지에서 불가리아, 헝가리, 튀니지 등 사절단과 교류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최근 기후위기에 따른 게릴라성 집중호우와 폭염이 강타하자 김석필 부시장을 파견하고 자신은 시민들 곁을 지키기로 했다. 천안시는 뷰첵메제시와 2013년 우호렵력을 체결하고 11년 동안 양 도시간 교류협력이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역대 천안 시장들은 수차례 튀르키예는 물론 튀르키예 방문을 계기로 유럽 여러 국가를 함께 방문하는 일정의 국외 출장을 다녀오곤 했다.

튀르키예 방문 사양은 이번이 첫번째가 아니다. 박 시장은 2년전인 2022년 7월에도 국제춤축제연맹(FIDAF) 총재 자격으로 공식초청을 받았지만 당시 40℃를 넘나드는 폭염을 견디는 시민들과 함께 있겠다며 관계 국장을 대신 보냈다. 박 시장은 그해 여름 쪽방촌 등을 돌며 폭염으로 고통받는 취약계층 시민들을 돌봤다.

세계일보

박상돈 천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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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의회·박경귀 아산시장 외유성 출장과 큰 대조

박 시장의 국외출장 사양은 뷰첵메제시에 초청장을 보내달라고 요청해 이스탄불과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다녀온 천안시의원들의 단체 국외출장과, 박경귀 아산시장의 최근 유럽출장과 큰 대조를 이룬다.

천안시의회는는 2년전 뷰첵메제시에 초청장을 보내달라고 요청해 튀르키예 국외연수를 계획했다가 이태원 참사가 겹쳐 일정을 최소하면서 여행사에 지급한 1억여원의 경비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세금 1억원을 떼였다는 비난을 아랑곳 않고 천안시의회는 한술 더떠 튀르키예 일정에 크로아티아를 추가해 의원 22명과 의회사무국직원 9명 등 31명이 세금 1억 7360만원을 들여 8박 10일동안 연수를 다녀왔다. 천안시의원들의 이번 외유성 단체 국외연수에 대한 비난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박경귀 아산시장은 잦은 해외출장을 자제하라는 시민단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문화예술공연 선진지 사례 방문’을 명분으로 유럽 3개국을 다녀왔다. 주요 방문지는 여름철 유럽 최고의 휴양지인 지중해 해안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로나, 프랑스 마르세유·오랑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마스트리히트 등이었다. 박경귀 시장은 2022년 7월 취임 후 지금까지 12차례에 걸쳐 49일 동안 15개국(일본 2회) 출장을 다녀왔다. 외자유치 출장 1회와 평생학습도시 기관장 회의 등을 제외하곤 온천시설 견학, 문화예술공연 선진지 견학이 대부분이다.

반면 같은 기간 박상돈 천안시장은 단 4차례 20일간 해외출장을 다녀왔다.영국 런던·프랑스 파리(3박 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5박 7일), 독일·네덜란드(3박5일) 등 3번의 국외 출장은 투자유치 협약을 위해서였다. 한차례 태국출장은 아시아 축제도시 컨퍼런스 참석이었는데 1박 3일로 이뤄졌다.

6월말 기준 천안시 인구는 65만 8320명, 아산시 인구는 35만 1686명이다. 인접해 있으면서 인구 규모가 2배 가량 차이나는 두 도시 시장의 국외출장이 극명하게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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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돈(왼쪽)천안시장이 2022년 여름 이스탄불 출장을 사양하고 원룸촌 쓰레기 배출장소를 찾아가 찜통더위로 고통받는 시민들의 생활환경 정비 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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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상 부의금 받지 않고, 모친상 부의금은 기부

박상돈 천안시장은 2022년 11월 장모상을 당했으나 부음을 띄우지 않고 조용히 상을 치렀다. 소수 지인들이 발인 전날 찾아왔으나 조문만 받고 부의금은 받지 받았다. 장례식장을 찾은 시청 직원들에게는 ‘여러분들의 조문을 받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상(喪)을 알리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며 조문도 아예 받지 않았다. 심지어 비서실 직원들조차 장례식장에 못 오게 하고 사무실 근무를 지시했다. 박 시장은 국회의원 시절이던 2005년 모친상 후 형제들과 상의해 장례식 비용을 제하고 남은 부의금을 천안 장애인단체에 기부했다.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국외출장을 삼가하고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며 시민들과 애환을 함께 박상돈 천안시장의 행보가 새삼 주목 받는다.

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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