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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35도 폭염에 에너지절약?"…일본 중앙관청 직원들 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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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을 높이는 게 아니라 떨어뜨리는 환경이 되어 버렸다.”

일본 중앙부처가 밀집해 있는 도쿄 가스미가세키에서 요즘 자주 들리는 불만이다. 35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는 날이 계속되고 있지만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를 위해 정부 청사의 냉방온도를 상황에 맞게 조절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세계일보

일본 중앙관청이 모여있는 도쿄 가스미가세키.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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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중앙청사에서는 실내 온도를 28도 정도로 맞추도록 하는 게 원칙이다. 2021년 각의(내각) 결정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감소를 위해 세운 실행계획이 근거다. 실행계획은 “청사 에너지절약 대책으로서 ‘적절한 실내 온도 관리(냉방은 28도 정도, 온방은 19도 정도)를 목표로 한다”고 정했다. 중앙정부가 온실가스 배출 감소의 모범을 보인다는 취지다.

각 청사에 따라 사무실별 온도 관리가 가능하고, 신청하면 야간이나 주말에도 냉방을 사용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건물 전체 온·습도 관리는 일괄적으로 하고 있어 덥다는 이유로 직원들이 자유롭게 온도를 내릴 수 없는 곳이 많다. 이 때문에 장소에 따라 온도가 다르고, 어떤 곳은 30도를 넘기도 한다. 아사히는 “부탁이니 냉방을 더 해달라”는 국토교통성 직원들의 불만을 전하며 “일상적으로 더위를 느끼며 일하고 있다. 책상에 소형 선풍기 등을 두고 있지만 ‘무엇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호소가 많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이런 조치가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걸 정부가 알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는 민간 기업에 실내 냉방온도를 28도로 하도록 요청해 오던 걸 지난해 취소했다. 열사병이 사회문제화되면서 현재는 ‘건강 제일’을 위해 온도를 유연하게 설정하도록 하고 있다.

실행계획을 담당하는 환경성 담당자는 아사히에 “온난화 대책을 위해 정부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하는 입장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시원한 옷을 입는 등의 대책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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