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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조선인 가혹한 노역 ‘사도광산’…日“박물관서 소개” 약속 이행 확인후 정부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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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에 조선인 온 배경
노동자 규모와 노동 환경 등
가혹한 생활 여건 전시 소개

정부 주도 추도식 매년 개최


매일경제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모습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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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와 함께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시설물을 현장에 설치했다. 지난번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때 ‘설치 약속’만 믿고 뒤통수를 맞았던 한국 정부는 이번에 사전에 설치 전시물을 확인하는 등 일본의 약속 이행를 확인한 뒤 합의를 마무리했다.

태평양전쟁 시기에 조선인을 비롯한 많은 노동자가 가혹한 환경에서 일했다는 내용을 담은 전시물은 니가타현 사도시의 ‘아이카와 향토박물관(相川鄕土博物館)’에 전시됐다. 전시물은 이미 설치가 됐고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함께 28일부터 일반인들의 관람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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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카와 향토박물관 내부 모습 [사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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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물관은 사도광산 방문객에게 인기 있는 기타자와 구역 내에 있다. ‘기타자와 부유 선광장’ 바로 옆에 있어 접근이 쉽고, 사도광산의 ‘소다유갱’과 ‘도유갱’ 등 갱도 현장과는 약 2km, 자동차로 5분 거리다.

일본 정부는 박물관 2층 D전시실의 1구획을 사도광산에서 일한 조선인(한국인) 노동자에 대한 설명과 전시 공간으로 바꾸었다. 전시 제목은 ‘조선반도 출신자를 포함한 광산 노동자의 생활’로 여기에는 노동자의 출신지, 광산 노동자의 생활, 가혹한 노동 조건 등의 내용이 일본어·영어로 된 패널로 전시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제2차 세계대전 중 국가총동원법에 근거한 국민징용령으로 1945년까지 사도광산에 1000명 이상의 한반도 출신 노동자가 있었다는 것 △노동자들이 ‘소아이료(相愛寮)’라는 이름의 기숙에서 단체 거주했고 여기서 도주했다는 기록 △위험한 갱도 내부 작업에 한국인 노동자가 일본인 노동자에 비해 더 많이 종사했다는 기록 △한국인 노동자 월평균 근로일이 28일에 달했다는 기록 △식량부족 상황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쟁의 발생 기록 △갱도 내부 작업 중 사망한 기록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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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전시자료 중 하나인 ‘미지불 임금 채무 조사’ 관련 서류 [외교부]


이와 함께 당시 일본에서 작성된 사료 등도 전시되어 있다. ‘귀국 조선인에 대한 미지급 임금 채무 등에 관한 조사에 대하여’와 ‘연초 배급 대장’ ‘반도 노무관리에 대하여’ ‘반도인 노무자에 관한 조사보고’ ‘특고(특수고등경찰)월보’ 등의 사료를 보면 한국인 노동자들의 가혹한 노동조건과 이에 따른 도주, 노동쟁의, 근로 중 사고사, 임금 미지급 등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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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광산 노동자가 사용한 도시락통 [외교부]


실물 자료로는 사도광산 노동사가 사용한 도시락통과 지난해 5월 한일 정상 공동 기자회견 때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강제노역과 관련된 발언문이 있다. 과거사와 관련해 “저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군함도 관련 산업유산정보센터에 있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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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시물 등을 소개하는 안내서 별지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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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박물관에는 한국인 노동자의 기숙사와 교육시설, 공동취사장 등을 명기한 지도와 이곳을 방문할 수 있는 안내도도 전시되어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는 터만 남은 기숙사 자리 등에 해당 장소가 한국인 노동자와 관련된 곳임을 설명하는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방문객 안내서도 바뀐다. 조선인 추모공간과 전시자료를 소개하는 내용과 한국인 노동자 연관 장소를 방문할 수 있는 안내문이 별지로 삽입되는 것이다. 이들 안내서는 사도섬의 관문인 항구와 주요 안내시설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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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채굴 과정을 묘사한 인형 조형물들이 설치된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 내부 [일본 사도광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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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역사 전시물과 함께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을 올해부터 매년 7~8월경 사도섬 현지에서 개최한다. 올해 개최 일자와 장소는 현재 일본 내에서 조율중이다. 그동안 일본 민간단체 차원의 추도식은 종종 있었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는 추도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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