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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사람도 먹잇감”…길이 2m ‘악상어’ 부산 앞바다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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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4일 부산 영도구 태종대 앞바다에서 조업하던 어선 그물에 걸린 2m 악상어 [사진 = 부산해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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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앞바다에서 사람을 공격해 ‘포악 상어’로 분류되는 악상어가 출몰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악상어는 먹이를 쫓아 최근 4~5년 사이 동해에서 발견된 적은 있었지만, 포항 이남 남해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4일 부산해양경찰서에 영도구 태종대 남동쪽 약 4.8㎞ 해상에서 조업하던 연근해 어선으로부터 “그물에 상어가 걸렸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해경은 길이 약 2m에 달하는 대형 상어를 확인했다.

해경이 고의로 포획한 흔적이 없는 점을 확인한 뒤 신고 어민에게 인도한 이 상어는 판매를 위해 울산의 한 위판장으로 보내졌다.

상어 전문가들은 부산 앞바다에 이런 대형 상어가 나타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진단한다. 악상어는 한류성이어서 수온 상승에 따라 더 북쪽으로 이동하는 게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국립과학수산원은 악상어를 청상아리·백상아리와 함께 사람을 공격하는 성격을 띤 ‘포악 상어’로 분류한다. 과학원이 작년 1월 발간한 ‘한국 연근해 상어 분류 도감’을 보면 한국 동·서·남해안엔 이런 포악 상어를 포함해 모두 49종의 상어가 서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포악 상어가 지난 5년 간 동해안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과학원 관계자는 “올해 들어 동해 연안에서는 악상어 11마리를 포함해 청·백상아리와 청새리상어 등 모두 23마리가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기후 변화로 수온이 오르자 난류성 어종이 북상하고, 이들을 먹이로 삼는 상어도 함께 이동하는 과정에서 동해안 출현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악상어 등 포악 상어는 조업하는 어민과 해녀, 해수욕장 피서객 등을 공격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산해경은 부산 해수욕장 7곳을 관리하는 자치구 5곳에 공문을 보내 악상어 출현 사실을 알리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다시 대형 상어가 발견되면 시민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알릴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해경 공문을 받고 실제로 안전 대책을 논의한 자치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해수욕장 7곳 가운데 수중 그물망(해파리 유입 방지)이 설치된 곳은 해운대해수욕장뿐이다.

문제는 동해안에서처럼 부산 앞바다 등 남해안에서도 상어 출몰이 늘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동해안 해수욕장처럼 상어 출몰 가능성과 대처 요령 등 내용을 담은 알림판, 상어 접근을 막기 위한 그물망 설치 등이 필요한 시점이며, 해경과 지자체, 피서객, 레저 업체들도 상어 발견 시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는 전파 체계를 갖춰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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