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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野와 협치 막았던 친윤계…‘한동훈 등판’에 긴장하는 이유 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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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투쟁’ 기조 유지해온 與
친윤계가 野와 교류 막는 일도

한동훈 “야당과도 협치하겠다”
대야 공세 수위 결정권 韓에게


매일경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직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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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몇 분이 그런 게 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국민의힘 한 현역 의원은 ‘당내에서 친윤(親윤석열계) 의원들이 군기반장 역할을 한다는 말이 나온다’는 질문에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이같이 답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상황에서 일부 초선 의원들이 야권과 교류를 시도하자 친윤계가 이를 제지했다는 것이다.

어렵게 입을 뗀 이 의원은 “당론이 정해져 있고, 또 당이 야권을 상대로 지금 투쟁하는 상황이니 단합이나 조직력 강화 차원에서 적절치 않을 수는 있다”면서도 “겸상도 하지 말란 식이면 계속 (야권과) 싸우자는 것밖에 더 되는가”라고 토로했다.

4·10 총선 이전부터 윤 대통령과 충돌해온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대표직에 오르게 되면서 당의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앞장서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당내에서는 친윤계와 ‘파워게임’이 벌어질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한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가 이뤄진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우리 당에 ‘친한(親한동훈계)’이니 친윤이니 하는 정치 계파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고질병인 계파 싸움을 끊어내고 건강한 당정 관계를 꾸리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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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현직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대통령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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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뒤 대통령실이 개최한 국민의힘 새 지도부 만찬에서는 윤 대통령도 “한 대표 중심으로 모여서 당이 하나로 갔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역시 전당대회 이후 당의 분열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아직 별다른 ‘단합’, ‘단결’ 시도가 감지되고 있지는 않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가 (취임하고) 며칠 안 됐으니 이제 막 인사하고, 상견례 하는 정도”라면서도 “묘한 눈치 게임 같은 게 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 특검이라든지, 채상병 특검이라든지 현안을 놓고 한 대표와 대통령실이 엇박자를 낸 적이 있지 않나”라며 “한 대표가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간 대통령 의중을 몇 차례 거슬렀다는 데서 곱게 안 보는 분들도 일부 있다”고 귀띔했다.

정치권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야권을 향한 한 대표의 기조다.

국민의힘은 제22대 국회 개원 후 투쟁 방침을 고수해왔다. 한 대표 역시 여러 현안을 놓고 야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는 있으나, 그는 “야당과도 협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공언한 바 있다.

또 한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의원들 역시 비교적 야권에 우호적인 모습이다. 최근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이 주최한 포럼에는 인지도 높은 야당 의원이 참석하는 일도 있었다.

야권을 상대로 ‘강경 기조’만을 고수 중인 친윤계에선 곧바로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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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무처당직자 월례조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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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을 주최한 의원은 “저나 보좌진한테 직접 뭐라고 한 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한 포럼 참석자는 “뒤에서 목소리가 나오긴 했다. ‘쟤(야당 의원)를 왜 불러’ 같은”이라며 “그분들 때문에 자꾸 정쟁으로 함몰되면 안 되는데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결국 사령탑에 앉은 한 대표의 의중이 곧 야권을 향한 당의 공세 수위, 협치 정도 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총장 등 한 대표가 임명하는 주요 당직자 자리에는 현재 친한계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친윤계는 일단 관전하는 분위기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의중이란 구실로 ‘여의도 물 덜 먹은 초선들’ 소리까지 하던 인사들이 당내에 일부 있다”며 “용산을 핑계로 지역구 등 자신들 입지만을 공고히 하던 사람들이다. 당원들 보기가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당정의 협의는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야당과 대치하더라도 물 밑에서 여야 의원들 간에 건강한 이야기가 오가야 맞다고 본다”며 “싸울 건 싸우고, 내줄 건 내주고 하는 시원시원한 정치를 한 대표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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