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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美전문가 "바이든 빠진 대선 '트럼프 찬반투표' 구도로 전환" [美대선 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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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28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대선의 결과는 전 세계 경제와 외교·안보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특히 북한과 대치한 상황에서 미국을 유일한 동맹국으로 둔 한국의 입장에선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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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미국 정치와 주요 선거에 대한 ‘족집게’ 예측으로 유명한 현지 전문가 3명을 인터뷰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는 이번 대선의 변수와 현시점에서의 당선 전망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엔 지난 10번의 대선에서 9번 당선자를 맞춘 앨런 리히트만 아메리칸대 교수, 지난 대선에서 50주 중 49개의 선거 결과를 맞춘 버지니아주립대 산하 정치분석 사이트 ‘사바토의 크리스탈볼’의 카일 콘딕 편집장, 워싱턴DC의 컨설팅기업 DGA의 댄 로젠탈 전무가 참여했다.



“다시 트럼프 ‘찬반투표’로 재편”



당초 이번 대선은 전·현직인 조 바이든 대 도널드 트럼프의 리턴매치로 진행돼 왔다. 그러다 선거를 107일 남겨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선거 구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사라진 선거 구도에 대해 “과거 트럼프가 나왔던 선거 때처럼 다시 트럼프에 대한 ‘찬반투표’로 급속하게 바뀌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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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세인트 클라우드에서 선거 유세를 마무리하며 지지자들을 가리키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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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딕 편집장은 “지금까지 여론이 바이든의 나이와 거취 등 민주당 내부에 맞춰져왔다는 점은 트럼프에게 큰 호재였다”며 “핵심 공격 대상이 사라지면서 유권자들이 잊고 있던 ‘트럼프 리스크’가 다시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가 출마한 지난 두 번의 대선은 트럼프에 대한 찬반투표의 성격이 강했다. 특히 트럼프 1기를 경험한 뒤 치러진 2020년엔 트럼프의 재집권을 우려한 민주당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했다.



‘검사 대 중범죄자’…‘나쁜 사람’ 낙인찍기



로젠탈 전무는 “해리스가 ‘검사 대 범죄자’ 프레임을 내세운 것은 ‘트럼프의 기억’을 유권자에게 상기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며 “해리스의 전략은 앞으로도 트럼프의 법적 문제를 비롯해 집권 4년간의 일들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해리스는 지난 22일 대선 후보로서의 첫 행보였던 선대본부 연설에서 “나는 트럼프 같은 타입을 잘 알고, 선거운동에서 자랑스럽게 내 경력을 그의 경력에 맞서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딕 편집장은 “지난 대선에선 민주당이 범죄와 치안에 좌편향됐다는 프레임에 갇히면서 해리스의 검사 경력은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며 “그러나 갑자기 대선 후보가 된 현재 검사 경력은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 극대화할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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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뉴욕 브루클린 자치구에 있는 베드포드 스튜이브산트 복원공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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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해리스의 핵심 전략으로 '검사' 프레임 외에 젊은 여성과 78세 노인, 중산층과 부자, 미래와 과거 사이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방식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해리스가 어디에 더 비중을 두든 핵심은 자신보다 트럼프가 더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확실하게 설득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색깔론’ 내세운 ‘비호감 전쟁’ 만들기



트럼프의 유력한 대응 전략은 ‘색깔론’이다. “해리스 역시 위험한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이 위한 목적이다. 콘딕 편집장은 “트럼프는 해리스를 급진 좌파로 낙인 찍을 여러 가지 방법과 근거를 이미 충분히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가 확실한 우위를 점한 불법 이민과 경제 관련 이슈에서 색깔론 공세가 매우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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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암살 시도를 당한 후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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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해리스를 향해 ‘좌파 미치광이(lunatic)’, ‘마르크스주의 지방검사’, ‘국경 차르(border czar)’ 등 색깔론을 씌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도 해리스가 과거 ‘경찰예산 삭감 운동’이 정당하다고 말했던 사실을 유포하며 검사 프레임에 상처를 내고 있다. 실제로 해리스는 유권자의 호감도가 높은 정치인이 아니다. 27일 포브스 조사에서 해리스와 트럼프의 호감도는 44%로 같았다. 비호감 후보로 낙인 찍혀 사퇴한 바이든의 호감도 39%와 5%포인트밖에 차이가 안 난다.

또한 트럼프는 암살 미수가 발생했던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의 대규모 유세 계획을 밝혔는데, 해리스가 시도하는 범죄자 프레임을 ‘신이 도운 후보’라는 다른 프레임으로 덮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엇갈리는 예측…변수가 된 부통령



리히트만 교수는 자신이 고안한 ‘13개 조건’을 활용한 예측 모델을 근거로 “현재까지는 트럼프보다 해리스의 당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13개 조건 중 해리스는 당선 예측선인 8개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며 “다만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거나 트럼프가 초당적 지지를 받는 조건이 생기면 당장 낙선 평가선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해리스의 당선 확률을 높일 변수로는 우크라이나·중동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꼽았다. 리히트만 교수는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날 시점으로 다음달 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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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27일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클라우드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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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탈 전무는 트럼프의 우세를 예상하면서도 러닝메이트를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JD 밴스가 해리스에게 ‘자식이 없는 여성’이라고 했다가 역풍을 맞았다”며 “이론적으로는 ‘흙수저’ 출신이 트럼프를 보완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보다 더한 ‘젊은 백인 초강경파’라는 효과만 노출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밴스의 역할을 재설정하지 않으면 부담이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콘딕 편집장은 “러닝메이트와 전당대회를 지켜봐야 한다”며 결과 예측을 보류했다. 그는 “해리스의 러닝메이트로 검사 출신이 거론되지만, 검사 투톱 체제는 메시지일 뿐 근본적 전략이 될 수 없다”며 “준비할 시간이 없는 해리스에게는 실수하지 않는 러닝메이트와 함께 전당대회에서 납득할만한 비전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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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번의 대선에서 9번 당선자를 맞춘 앨런 리히트만 아메리칸대 교수(왼쪽부터)와 직전 대선에서 50주 중 49개의 선거 결과를 예측한 버지니아주립대 산하 정치분석 사이트 ‘사바토의 크리스탈볼’의 카일 콘딕 편집장, 워싱턴DC의 컨설팅기업 DGA의 댄 로젠탈 전무.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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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모두 “이번 대선은 양당 모두에게 투표의 동기가 매운 높은 선거”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던 니키 헤일리의 지지자가 해리스에게 투표할 변수보다 누가 더 많은 각자의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끌고 오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두 진영이 양극화를 조장한 내부 결속을 통해 전면적 세력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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