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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조선소 현장에 첫 외국인 반장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스리랑카 출신의 나린다 쿠마라(35·사진)다.
28일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4월 외국인 첫 현장 반장으로 선임된 쿠마라는 한국인 9명과 스리랑카 등 외국인 19명으로 이뤄진 도장부문 한 개 반을 이끌고 있다. 선박 도장 중 ‘터치업(붓 도장)’ 업무를 지휘하면서 위험 요소 파악, 작업 수칙 전달 등 팀원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쿠마라는 “스리랑카 팀원과는 자국어로, 다른 팀원과는 한국어로 소통하면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업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에 일하는 내·외국인 근로자는 사내 협력사 소속을 합해 3만2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는 4500명 정도다. 쿠마라는 사내 협력사인 지우산업 소속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책임감 있는 모습에 동료들의 신임까지 얻고 있어, 외국인 1호 현장 반장으로 충실하게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쿠마라는 2011년 혼자 한국에 왔다. 비전문취업(E-9)비자로, 울산지역 한 조선소(HD현대미포) 사내 협력사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그러다 2012년 현재의 사내 협력사로 이직, 10년 이상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선박 도장에 재능이 있던 그는 조선소 도장반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꿨다. 바쁜 업무 중에도 한국어 공부는 빠뜨리지 않았다. 회사 사내 한국어 교육에 참여했고, 한국폴리텍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그러다 보니 한국어 시험에서는 영주권 또는 귀화 자격 요건에 해당하는 최고등급(5단계)을 획득했다.
도장 기술에 유창한 한국어 실력까지 갖춘 쿠마라는 지난해 9월 열린 ‘제20회 조선해양의 날’ 행사에서 HD현대중공업 선행도장부 협력사 소속 외국인으로서 ‘우수조선해양인상’을 수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국어를 잘하고, 도장 기술 역시 뛰어나 현장을 통솔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판단해 반장을 맡기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체류 기간 연장이 가능한 숙련기능인력(E-7) 비자를 가진 쿠마라는 조만간 한국에서 결혼해 가정을 꾸릴 계획이다. 그는 “스리랑카 등 다른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제가 반장에 오른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다”며 “(한국에서) 열심히 하면 스스로 보람을 느끼고 그만한 대우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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