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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대한민국 연구 현장

국내연구팀, 고체물질 속 빛으로 볼 수 없는 '암흑 전자'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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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수 연세대 교수팀,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게재

고온초전도체 구리 산화물서 첫 관측…"초전도 난제 해결 기대"

연합뉴스

고체 물질 속 전자의 암흑 상태
[김근수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빛으로 관측할 수 없는 '암흑 전자'의 존재가 고체 물질 속에서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고온초전도 물질에서 이런 현상을 발견하면서 물리학계 난제로 여겨지는 고온 초전도 원리 규명에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김근수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암흑 전자 존재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자연에는 빛을 흡수하거나 방출하지 않아 관측이 어려운 암흑 상태가 존재한다.

이런 상태는 다양한 자연 현상에 영향을 주는 만큼 암흑 상태를 밝혀내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여러 현상을 알아내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암흑 상태 전자는 원자나 분자에서는 확인됐다.

그러나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고체 물질 속의 경우 무수하게 많은 전자가 좁은 공간에 복잡한 상태로 존재해 암흑 상태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같은 종류 원자가 한 쌍으로 대칭을 이룰 때 발생하는 양자 간섭을 연구하던 중 이를 두 쌍으로 확장하면 어떤 조건에서도 관측이 불가능한 암흑 상태 전자가 존재할 것이라 추측했다.

이후 이를 설명하는 모델을 고안한 결과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고온초전도체 구리 산화물에서 관측할 수 없었던 전자가 암흑 상태에 해당하는 것을 밝혀냈다.

연합뉴스

고체 물질 속 전자 파동의 광명 상태와 암흑 상태
[김근수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고체 물질 속 전자가 암흑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원자의 독특한 배열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체 물질의 단위 구조에서 같은 종류 원자 네 개가 두 쌍씩 짝을 지어 대칭을 이룰 때 전자 간 상쇄간섭이 발생해 암흑 상태 전자가 형성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원자 네 개가 두 쌍으로 대칭을 이루면 네 가지 종류 전자 파동 상관관계만 보이게 되는데, 이들 원자의 전자 파동 간에 보강 간섭이 일어나는 경우는 빛으로 볼 수 있는 '광명 상태'가 되고 나머지는 암흑 상태 전자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고체 속 암흑 전자의 존재 규명은 보이지 않는 존재를 인식했다는 차원을 넘어 그 존재를 모를 때 설명할 수 없었던 양자 현상을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현대 물리학의 오랜 난제인 고온초전도의 비밀을 푸는 데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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