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에 기고…"누구도 법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헌법 개정 촉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2024.07.2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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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공화당의 대통령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의 면책 특권을 제한하고 대법관 종신제를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문을 통해 "미국 대통령도, 대법원 판사도,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제한 뒤 "미국의 민주주의적 제도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법원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와 책임을 회복하기 위한 3가지 과감한 개혁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우선 "저는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는 헌법 개정을 촉구한다"면서 "이는 전직 대통령이 재임 중에 저지른 범죄에 대해 어떠한 면책 특권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대통령의 권한은 제한적이며 절대적이지 않다는 미국 건국자들의 신념을 공유한다"면서 "미국은 왕이나 독재자가 아닌 법의 나라"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개헌은 상·하원에서 각 3분의 2 이상 찬성 등의 개헌안 발의, 4분의 3 이상의 주(州)에서 비준 등의 절차를 통해 이뤄진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종신제인 연방 대법관 임기와 관련, "우리는 거의 75년 동안 대통령에 대한 임기 제한을 두고 있다. 대법관도 마찬가지여야 한다"면서 "미국은 주요 입헌 민주주의 국가 중 유일하게 대법관에게 종신직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기 제한은 법원의 구성원이 어느 정도 정기적으로 교체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법관 지명 시기는 더욱 예측이 가능해지고 자의적이지 않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 명의 대통령이 다음 세대에 걸쳐 법원의 구성을 급격히 바꿀 가능성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대통령이 2년마다 18년 임기의 대법관을 1명씩 임명하는 제도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관의 윤리 문제와 관련, "윤리 강령은 약하고 자율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면서 "저는 대법원에 구속력 있는 행동 강령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 이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연방 대법원은 종신직인 9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돼 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3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이 임명된 것을 계기로 현 대법원은 보수 우위(6명) 구도로 재편됐다.
보수 우위의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4건의 사건으로 형사 기소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이 재임 중 한 공적인 행위는 면책특권이 인정된다고 결정하는 등 논란이 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 대법관 가운데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2020년 대선 결과 부정을 상징하는 이른바 '거꾸로 성조기'가 집에 게양돼 관련 사건의 기피 요구를 진보 진영으로부터 받았고, 또 다른 보수 성향 대법관인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공화당 후원자 등으로부터 호화 여행을 비롯한 향응을 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의 대통령 면책특권 관련 결정에 대해 "대법원이 6 대 3 판결로 대통령에게 재임 중 저지른 범죄에 대해 광범위한 면책특권을 부여한 것은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에 사실상 제한이 없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미 의사당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켰던 1·6 사태를 거론, "2021년 1월 6일처럼 미래 대통령이 폭력적 군중을 선동해 의사당을 습격하고 평화적 권력 이양을 막는다고 해도 아무런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관의 윤리 문제와 관련, "법원에 계류된 사건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있는 개인이 판사에게 공개되지 않는 선물을 제공하거나 1·6 사태 내란자들과의 이해 충돌은 법원의 공정성에 정당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덧붙였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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