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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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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막자"…일본, 금리인상 전 한달간 50조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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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원/엔 환율이 약 3개월 만에 900원선을 오르내리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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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저' 대응을 위해 지난 한 달간 50조원 넘게 투입하며 외환 시장에 개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31일(현지시간) 일본 공영 NHK,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9일 사이 5조5348억엔(약 50조5471억원)을 지출해 외환 시장에 개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미국 소비자물가지표(C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161엔대에서 150엔대 후반으로 내렸다. 이후 10분 정도 소폭으로 움직이다가 갑자기 달러 매도·엔 매수 물량이 대거 출회하면서 환율은 약 30분 만에 157.44엔까지 급락했다. 12일에도 미국 정부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을 발표한 뒤 엔화는 1.5엔가량 내렸다.

단시간 안에 환율이 요동치자 당시 시장에선 즉각 일본 당국이 개입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미쓰비시UFJ신탁의 오노데라 다카후미 트레이딩 담당자는 "엔화에 큰 움직임이 있었다"면서 "미국 CPI가 기대보다 낮았단 발표가 나온 직후라는 시점으로 봐서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일본 정부는 시장 개입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11일 기자들에게 "기본적으로 개입 여부를 밝히지 않는 게 관행"이라며 "일부는 이번 움직임이 미국 CPI 발표에 대한 반응이라고 하고 일부는 다른 세력이 힘을 썼다고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시장에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 당국은 지난 4월26일부터 5월29일까지 약 한 달간 9조7885억엔 규모로 시장에 개입했다.

교도통신은 "애널리스트들은 시장 개입의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엔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달러 강세 비판 발언과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엔화 매수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이날 일본은행은 30~31일 이틀간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3월 마이너스(-) 금리 종료 선언 이후 4개월 만에 추가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이에 일본 기준금리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12월(0.3% 안팎) 이후 15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엔·달러 환율이 161엔대까지 오르는 기록적인 엔저에 대한 우려가 일본은행의 통화 긴축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150엔대 중반 수준이던 엔화는 이날 강세를 보이다 금리인상 발표 직후 151.66엔까지 내렸다가(엔화 강세) 153엔대까지 다시 오르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자 엔화는 다시 하락했다. 오후 10시 28분 기준 엔화는 달러당 150.23~150.24엔 수준이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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