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수감돼 있던 월스트리트 저널(WSJ)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와 미 해병대 출신 폴 휠런 등이 러시아와의 수감자 맞교환 합의로 석방됐다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폴 휠런 등 수감자의 가족들과 함께 발표장에 나섰고, 이들의 손을 잡으며 "가족들과 나는 얼마 전 무사히 풀려난 그들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감자 맞교환은 미국과 러시아는 물론 독일과 노르웨이 등도 협력해 성사됐고, 양측에서 모두 26명이 석방돼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로이터 통신은 1년 이상 비밀 협상을 통해 성사된 이번 협상이 미국의 11월 대선 불과 몇 개월 앞둔 시점에서 조 바이든 정부의 주요 외교 성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언론들도 "역사적 수감자 교환" (CNN 방송), "기념비적 교환"(워싱턴 포스트) 등으로 평가하며, 바이든 정부의 석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재조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번 수감자 석방 협상이 성사되기 위해서 독일 등 우방국들의 협력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오늘날 이 세상에 친구가 필요한 이유를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독일 정부가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면서 "동맹은 우리를 더욱 안전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바이든 정부의 외교력 부재를 비판하는 한편 전통적 동맹 외교를 무시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정부는 바이든 정부의 요청을 받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 바딤 크라시코프 대령을 풀어주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대규모 맞교환 합의의 물꼬를 터준 것으로 알려졌다.
크라시코프는 독일 베를린의 한 공원에서 망명한 체첸계 조지아 반체제 인사를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의 송환을 강력히 희망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러시아와의 수감자 가족 손을 잡은 채 맞교환 석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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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과 전화 통화를 갖고 우방국들의 지원에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번 수감자 맞교환의 중재 역할을 맡은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를 가졌다.
그는 수감자 맞교환은 물론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되면서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는 중동 정세를 안정시키기 위한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오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도 전화 통화를 갖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중동 정세 안정을 위해 이란과의 맞대응을 자제하고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적극 나서라고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이 5차 중동전쟁 위기를 가라앉히고, 가자지구 휴전 협상까지 타결 지을 경우 오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설 해리스 부통령의 어깨도 한결 가벼워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남부 지역 유세를 마치고 워싱턴DC로 복귀, 오후 11시(미 동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항공편으로 귀국하는 석방자들을 직접 맞이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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